안대희 국무총리 내정자가 22일 오후 서울 정부종합청사에서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박종민기자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가 정홍원 총리의 사의 표명 이후에 3억원을 기부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총리 지명을 염두에 둔 정치적 기부' 논란이 일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안 후보자가 추가로 11억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전관예우나 '관피아'에 대한 진솔한 소명이 없다"며 철저한 검증을 예고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안대희 총리 지명자 인사청문회 사전검증팀 간사인 김기식 의원은 26일 "안 후보자가 4억7000만원 중에 3억원을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에 기부했는데 기부 시점이 세월호 참사 이후 정홍원 총리가 사임 의사를 밝힌 뒤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앞서 안 후보자는 지난해 7월부터 5개월 동안 벌어들인 16억원이 논란이 되자 "세금을 내고 남은 소득 중 6억원은 아파트 구입 자금으로 썼고 나머지 4억7000만원은 기부했다"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결국은 총리 지명을 받을 것을 염두에 둔 기부였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다만 총리 후보자가 사전에 검증 동의서를 제출한 이후였는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안 후보자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변호사 활동을 하면서 늘어난 재산 11억여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발힌 데 대해서도 "마치 총리가 되고자 3억원을 기부한 것처럼 똑같이 인사청문회를 통과하기 위해 11억원을 기부한다는 '정치적 기부'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하며 이 점에 대해서 국민들이 판단하실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특히 "지난해 소득 16억원 중에서 세금과 기부금을 내고 남은 자기 재산이 5억3000만원 정도니까 지금 11억원을 기부한다고 하면 올해 1월부터 지금 현재까지 약 6억원 정도의 수입을 올렸다고 추론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면서 "작년에 이뤄진 전관예우가 올해도 이어졌다고 보인다"고 주장했다.
당의 전략기획위원장인 최원식 의원은 "해명을 보면 전관예우나 관피아 문제에 대한 진솔한 사과나 소명이 없다"며 "재산 형성 과정에 대한 소명 없이 사회 환원으로 사건을 무마하려는 것은 응당한 태도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최 의원은 이어 "대국민사과를 하면서 진솔한 태도로 보기에는 지나치게 격앙되고 감정적이어서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우려된다"면서 "(안 후보자가) 30여년 간 검사 생활을 했는데 부당이득을 사회에 환원한다고 해서 부당이득 혐의가 0으로 되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재산 형성 과정이나 전관예우, 기타 퇴직 관료로서 관료 시절의 인연이나 아니면 세무조사감독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적절한 처신을 했는지를 밝힐 수 있는 내역들을 스스로 밝혀서 국민의 판단을 받는 게 진정으로 소명하는 자세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정애 대변인은 "안 내정자의 사회환원은 진솔한 국민에 대한 응답이 아니다"며 "공동 변호사가 실질적 고용관계이면서도 동업관계로 위장했다는 제보가 있는데 이를 밝히고, 정치후원금 2000만원을 누구에게 후원했는지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정부가 이날 국회에 제출한 '국무총리 안대희 임명동의안'을 보면 안 후보자의 재산은 서울 중구 회현동 소재 12억5079만원의 아파트를 비롯해 모두 22억4092만9000원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