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를 맞아 일주일동안 새누리당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를 쫓아다녔다. 공식 선거운동 전부터 정 후보의 크고작은 일정을 함께하며 ‘정치인 정몽준’, ‘인간 정몽준’을 바라봤다. 재벌 2세, 피파 부회장, 7선 국회의원 등 굵직굵직한 경력이 주는 선입견을 배제하고 정 후보의 말과 행동으로만 그를 보려했다. 기자가 본 정몽준은 이렇다.
흔히들 재벌 2세라면 화려하거나 주위에 잘 베풀 것 같은데 정 후보는 의외로 검소했다. 필요없는 물건은 구매하지 않으며 옷이나 외모에 사치를 부리지 않는 모습이다. 정 후보의 선거캠프도 화려하지 않고 단순했다. 정리되어 있는 사무실 느낌이다. 정 후보 캠프 사람들도 정 후보가 검소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신영섭 새누리당 마포구청장 후보는 유세차에서 “정몽준 후보는 짜다”며 돈을 막 쓰는 사람이 아니라고 얘기했다.
새누리당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와 부인 김영명 씨가 23일 서울 영등포노인종합복지관을 방문해 어르신들에게 배식봉사를 하고 있다. 윤창원기자/자료사진
소탈한 모습도 있다. 정 후보는 노량진의 한 경찰학원에서 “정을 몽땅 준 남자 정몽준, 알고보면 부드러운 남자 알부자 정몽준입니다”라고 소개할 때는 “이 사람이 7선 국회의원, 대기업 회장 맞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22,23일 시장에서 선거유세 할 때, 시민들과 막걸리를 먹는다거나, 함께 셀카를 찍는 모습은 평범한 정치인의 모습이었다. 정 후보는 시민들과 스킨십도 스스럼없이 한다. 시민들의 어깨나 팔을 잡으며 친근감을 먼저 표시하는 편이다.
정 후보는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에게 지지율이 크게 뒤지고 있어서 의도적으로 네거티브 전략을 사용하는 것 같다. 19일, 처음 맞붙었던 관훈토론회에서는 “박 후보의 편향된 국가관에 대해 질문하겠다”며 박 후보의 과거를 문제삼았고 이후 새누리당 구청장 선거사무소 개소식, 정몽준 선거캠프 합동 연설회(그랜드마트), 시장 유세 및 금천구 중소기업 방문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박 후보는 위험하고 무능한 시장이다”라며 박 시장을 비방하고 있다. 특히 그랜드마트 공식 합동연설회에서 박 후보의 외모를 지적하는 등 갈수록 공격적인 발언을 하고 있다.
선거 유세의 목적이 정 후보를 소개하는 건지, 박 후보 낙선을 위한건지 모호한 느낌이다. 너무 박 후보에만 갇혀있다. 정 후보는 박 후보의 문제점을 입증하면 시민들이 자신을 지지할 것으로 믿고 있는 것 같다.
정 후보의 연설은 큰 틀이 정해져있어 늘 겹치는 내용이 많다. 특정 내용을 계속 강조하는 연설 유형이다. 또 정 후보는 말을 할 때 한꺼번에 많은 내용을 말하려다 보니 생략되는 부분이나 주어와 술어가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많다. 또 상대방과 대화할 때 물어보는 내용에서 벗어나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하곤한다.
정 후보는 상대방의 질문이 길면 스스로 질문을 요약해서 이게 맞는지 되물어본다. 또 상대방의 얘기를 듣다가 가치없는 얘기라고 판단한다면 “알겠습니다”하고 그 자리를 뜨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22일 광장시장에서 한 시민이 정 후보에게 바라는 정책이 있다며 말을걸자 “나중에 듣겠습니다”하고 이동했다. 또 5.18 서울기념식에서는 기념식 도중이었으나 중간에 퇴장했다. 기자가 이유를 물으며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나중에요”라고 말한 뒤 거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회장 출신이어서 그런지 타인의 시선에 게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새누리당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가 22일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을 방문, 구매한 떡을 시식하고 있다. 박종민기자/자료사진
또 시민들과 유세하는 도중에는 허리도 잘 숙이고 친절하게 잘 웃는 편이나 새누리당 구청장 후보나 소속 관계자들에게는 악수만 하는 편이다. 조직생활을 오래해서 그런지 위계질서를 중요시 하는 것 같다.
일례로 정 후보가 최재무 새누리당 구로구청장 후보와 함께 유세를 할 때, 최재무 후보가 인사말을 잘 안하자 정 후보는 “구청장님 왜 인사말을 안하시냐”며 “말을 크게 해야죠”라고 말했다. 정 후보의 지적에 최 후보가 인사를 크게하자 정 후보는 흡족한 듯 “이제 목소리가 잘 나오네”라며 말했다. ceo가 부하 직원을 대한다는 느낌이었다.
정 후보가 일정상의 이유로 박춘희 송파구청장 선거개소식에 늦었다. 늦게 도착한 정 후보는 개소식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제가 못온다고 얘기 들었는데 늦게라도 오니까 좋죠?”라며 상황을 모면한 반면 서울권 대학생 기자 연합회에 늦었을때는 “늦어서 송구스럽다”며 바로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 대조되는 모습을 보였다.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시 후보가 6·4 지방선거 공식 선거 운동이 시작된 22일 오전 서울 성산대교 북단을 방문, 관계자와 대교구조물을 살펴보고 있다. 윤창원기자/자료사진
정 후보의 공약을 요약하면 “투자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도시개발”이다. 민자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 공약은 막연하다는 단점이 있다. 또 구체적인 내용이 미흡해서 설득력이 약하다.
정 후보는 ‘박 후보의 정책이 전임 오세훈 시장의 연장선이며 통계 수치는 과장되어 있고 박 후보가 규제를 많이 했기 때문에 서울시의 발전이 더뎠다’고 주장한다. 이 부분은 네거티브가 아닌 진짜로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토론회나 유세장에서의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