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사관 앞에 설치된 소녀 형상의 '평화비'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한일 국장급 협의가 15일 도쿄에서 열린다. 한일 간 첨예한 의견 대립을 보이고 있는 이슈를 놓고 한일이 머리를 맞대는 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주변국의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집단적자위권에 대해 '정부 방침'을 밝힐 예정이다. 역사와 안보를 가로지르는 한일 간 가장 민감한 이슈가 한꺼번에 논의되는 셈이다.
15일 열리는 한일 국장급 협의는 지난 달 16일 열렸던 국장급 협의의 후속 성격이다. 당시 양국은 한달에 한 번 위안부 협의를 정례화하기로 했었다. 우리 측에서는 이상덕 외교부 동북아 국장이, 일본 측에서는 이하라 준이치(伊原純一) 외무성 동아시아·대양주 국장이 멤버다.
이번 협의에서는 별도 세션을 통해 한일 간 다른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예정인데 일본의 집단적자위권이 주요 내용 중 하나다. 당장 이날(15일)은 아베 총리가 '안전 법적기반 재구축 간담회'의 보고서 형태로 집단적자위권 행사를 추진한다는 정부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위안부 문제와 집단적자위권 이슈 모두 한국이 예민하게 다루는 이슈인 만큼 이날 협의를 통해 한일 간 관계 개선 가능성을 엿볼 수 있을 전망이다. 전망은 그렇게 밝지 않다. 일단 위안부 문제의 경우 우리 외교부가 위안부 할머니들을 상대로 의견을 수렴하는 등 가능한 해결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일본 측은 법적 책임이 없다고 맞서고 있다.
동맹국이 침략을 받을 경우 자국 침략으로 간주하고 반격하는 권리를 가리키는 집단적자위권 부분과 관련해서도 우리 정부는 주권국의 권리로 인정하면서, 다만 주변국의 우려를 최소화시키는 방향으로 투명하게 해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과거사 반성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 일본이 이른바 '전쟁을 할 권리'를 확보하고, 심지어 한반도 유사 상황에 개입할 수 있다는 것에 반감을 갖고 있는 국민정서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여기서 우리 정부가 정보보호를 위한 교환각서(MOU) 체결 움직임 등 한미일 안보협력 프레임에 빨려들어가고 있다는 점, 한미일 안보협력의 주요한 기둥 중 하나가 일본의 집단자위권 확보라는 점 등을 감안하면 정부가 일본의 행보에 강력한 제동을 걸기가 어려울 거라는 분석이다.
권혁태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우리 정부의 향후 대일 정책과 관련해 "박근혜 정부는 한미일 군사협력에 굉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만큼 집단자위권 문제에서도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며 "다만 그 과정에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역사를 안보에서 분리해야 하는데, 위안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여기 달려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