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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진보 경제학자의 '보이지 않는 수갑' 비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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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무엇이 우리를 무능하게 만드는가/ 마이클 페럴먼/ 김영배 옮김/ 어바웃어북

"그리스 신화에 '다마스테스'라는 노상강도가 마을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사람들은 그를 '프로크루스테스'(Procrustes), 또는 '잡아 늘이는 자'(The Stretcher)라고 불렀다. 그는 마을 주민들을 잡아다 강철침대에 눕혀 가학적으로 죽였다. 키 작은 사람은 침대 크기에 맞게 잡아 늘이고, 키 큰 사람은 침대 길에 맞도록 팔다리를 잘랐다. 그의 정신병적 가학증은 마을을 온통 황폐하게 만들었다."(30쪽)

'노동자의 삶'에 초점을 맞춰 자본주의 시스템과 주류 경제학의 모순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해온 미국 진보 경제학자 페럴먼의 신작은 '보이지 않는 손'으로 상징되는 시장만능주의의 구호를 '보이지 않는 수갑'이라고 비꼬면서, 이 보이지 않는 수갑이 어떻게 노동자들을 무능한 존재로 전락시켰는지 낱낱이 고발한다. 특히 그동안 노동자들을 사지로 내몬 자본 세력을 주류 경제학자들이 어떻게 방조하고 교묘하게 옹호해 왔는지를 조목조목 밝힌다.

페럴먼은 책에서 자본주의가 세상에 끼치는 해악을 조금 색다른 관점에서 바라본다. 지금까지 대체로 무시돼온, '시장의 비효율성'이란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든다.

페럴먼이 겨냥하는 것은 '경제학자'와 '시장'의 양쪽 모두이다. 이들이 노동, 노동자, 노동 조건이란 현안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음에 따라 사회의 생산성, 즉 잠재력 뿐 아니라 인간의 발전을 가로막고 결국 경제를 질식시킨다는 비판이다.

이에 따라 노동에 대한 지나친 통제를 멈춤으로써 노동자들의 자율성을 키워 잠재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게 경제의 활력을 키우는 데 유리하다는 게 페럴먼의 제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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