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28일 노무현 대통령의 퇴임을 2개월가량 앞둔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은 겨울비와 함께 낮게 가라앉아 있었다.
봉하마을 노 대통령 생가에 비치된 방명록에는 ''수고하셨습니다'' ''즐겁고 편안한 노후 되시기를…'' 등 노 대통령의 퇴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는 글이 많았다.
노 대통령 취임 첫해인 2003년 봉하마을 방문객은 19만8700명에 달했으나 지난해에는 6만1000여 명으로 줄었다. 하지만 요즘도 평일에는 80∼130명, 휴일에는 200∼300명이 다녀간다.
지금까지 70만 명에 이르는 방문객이 쓴 방명록만 200쪽짜리 50여 권. 지난 5년간의 민심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방명록은 생가와 마을 광장 안내소 그리고 진영읍사무소에 나눠 보관하고 있다.
2003년에는 ''역사에 남는 대통령이 되어달라'' ''서민을 위한 정치, 부탁드립니다'' 등 노 대통령에 대한 기대가 많았다.
2004년 탄핵정국 때는 ''탄핵 결사 반대'' ''앞으로 더욱 잘 이끌어 주세요'' ''성공하는 대통령이 되십시오'' 등 격려와 바람이 가득했다.
그러나 2005년에는 ''경제를 살려 주세요'' ''잘살게 해주세요'' 등 경제 살리기를 요구하는 질타성 글이 늘었다.
2006년 들어서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열심히 하세요'' ''정치 잘하세요'' 등 국정 운영에 대한 아쉬움을 적은 글이 눈에 띄었다.
올해는 ''남북정상회담 환영'' 등의 글도 있으나 ''깨끗한 마무리'' ''끝까지 최선을 다하십시오'' ''건강하십시오'' 등 퇴임을 염두에 둔 글들이 많아 취임 초기와 대조를 이룬다.
노무현 대통령의 퇴임을 앞두고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의 노 대통령 사저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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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봉하마을도 많이 변했다. 생가 뒤편과 앞쪽에는 사저와 경호시설 공사가 한창이고 마을 입구에는 노 대통령 측근들이 거주할 것으로 보이는 연립주택, 종합복지회관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노 대통령의 생가 옆 부지 3991㎡ 지하 1층 지상 1층 연면적 598㎡ 규모의 사저는 새해 1월 20일 완공 예정이다. 사저는 방 3개와 거실, 서고 등을 갖췄으며 테러 방지를 위해 외벽 두께가 50㎝에 이른다. 사저와 70m가량 떨어진 마을 입구 2618㎡ 부지에는 89∼323㎡ 규모(14채) 연립주택 2동의 골조 공사가 한창이다. 경호 인력과 노 대통령의 측근들이 이사할 것으로 보인다. 사저 바로 앞 부지 1157㎡에 공사 중인 경호시설 역시 건물 외관이 드러났다.
마을회관 옆 쉼터와 어린이 놀이터를 뜯어낸 자리에는 각종 체육시설을 갖춘 지상 2층, 연면적 365㎡ 규모의 종합복지회관이 건립되고 있다. 도시가스가 공급되고 하수관로도 깔렸으며 주차장과 관광안내소, 화장실을 갖춘 마을 광장도 생겼다. 게다가 봉화산을 중심으로 웰빙숲 조성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조용효(49) 봉하마을 이장은 "5년 동안 봉하마을이 유명세를 치렀다"며 "사저가 완공되고 노 대통령이 귀향한 봉하마을에 대해 시민들이 관심을 보여줄지 궁금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