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이기준 교육부총리는 대학구조개혁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지만 서울대 총장 재직 시절 도덕적 문제가 다시 부각되면서 교육 수장으로서 부적절하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기준 신임 교육부총리가 서울대 총장 재직 시절 도덕적인 문제로 중도하차한 사실이 부각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청와대와 교육부 홈페이지, 포털사이트 등에는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인물을 교육의 수장으로 발탁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글들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교직단체들의 반대가 거세다.
이 부총리의 임명소식이 알려지자 전교조와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 교총 등 교육단체들이 부적절한 인사라거나 임명철회를 주장하고 있다.
시민단체들도 적극 반대하고 나섰다. 어느 누구보다도 도덕적으로 우위에 있어야 할 교육부총리로서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참여연대 이재명 투명사회팀장은 "도덕성에 큰 하자가 있는 인물을 교육정책을 총괄하는 교육부총리에 임명한다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한 일이라 볼 수 있다"며 "따라서 노 대통령은 이 부총리에 대한 교육부총리 인준을 철회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교육, 시민단체 "도덕적 우위에 있어야 할 교육부총리로 부적절" 이기준 교육부총리가 서울대 총장 임기 만료를 6개월여 앞두고 중도 사퇴한 이유는 크게 3가지다.
첫째는 LG화학 사외이사 겸직 문제였고 두번째는 판공비 과다지출 문제 그리고 장남의 이중국적과 병역기피 의혹 등이었다.
가장 문제가 됐던 부분은 사외이사 겸직 논란으로 당시 교육부 규정으로 겸직이 금지돼 있었다.
특히 LG화학으로부터 1억4000만원을 받고도 이를 속인 것이 문제가 됐다.
이 부총리는 처음에는 사외이사임을 인정하면서도 단순한 거마비 다시 말해 회의 참가비만 받았다고 주장했으나 연구비 명목으로 1억4000만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도덕적 시비에 휘말렸다.
장남도 89년 신체검사에서 1급 현역판정을 받은 뒤 국외여행 허가도 받지 않고 미국으로 건너가 장기체류 하는 바람에 입영통지가 취소됐고 이 부총리가 서울대 총장에 당선되자 자진 귀국해 공익근무로 병역을 마쳤다.
장남 동주씨는 당국에 신고없이 출국해 병역법을 위반했지만 병무청이 처벌하지 않아 특혜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또 총장 재직 시절 판공비 과다사용이 문제가 됐다. 다른 국립대 보다 많게는 10배 이상 사용해 과다 사용이라는 논란을 빚기도 했다.
LG화학으로부터 연구비 명목으로 1억4천만원 받아 도덕성 시비 이런데도 청와대가 이 부총리를 낙점한 이유는 교육개혁에 적임자라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서울대 총장 시절 교수평가와 정원감축 등 개혁을 주도하다 시비에 휘말린 것으로 판단했다.
도덕적으로 논란을 일으킨 점은 알지만 개혁을 추진하는데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청와대 한 고위관계자는 "이 부총리를 교육개혁의 적임자로 봤다"며 "안 부총리가 방향을 바로 잡았지만 추진력이 떨어져소극적이었다"고 말했다.
정찬용 인사수석이 "사람에게는 모두 흉이 있다. 단지 그게 결정적이냐의 문제일 뿐이다"고 해명한데서 보듯이 청와대는 교육개혁을 강력히 추진하겠다는 정면돌파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도덕적 논란은 알지만 개혁 추진하는데 적합하다 판단청와대의 해명은 법적인 문제가 아니라 도덕적인 흠결이므로 큰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문제는 그리 간단해 보이지 않는다.
이미 김대중 정부 시절 송자 전 교육부 장관이 비슷한 이유로 24일만에 중도 낙마한 전례가 있다.
송자 전 교육부 장관은 부인과 딸의 이중국적 유지 문제와 삼성전자 사외이사를 겸직하면서 실권주로 16억여원의 시세차익을 올린 것이 문제가 돼서 자진사퇴했다.
법적으로 하자는 없었지만 당시 시민단체들의 강력한 반발로 중도하차한 것이다.
교육부 장관은 백년대계의 수장이고 국민의 사표가 되야 하는데 도덕적인 문제를 안고서는 교육계를 아우르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수능부정 등 도덕적 해이 현상이 어린 학생들에게까지 광범위한 현실에서 개혁의 화두로 밀어 붙이기에는 부적절한 인사라는 것이다.
교육계가 사립학교법과 교원평가제, 대학구조조정 등 많은 현안을 안고 있음을 감안할 때 교육계 전반의 반발을 사고 있는 이기준 부총리가 원만하게 교육정책을 이끌어 갈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송자 전 교육부 장관, 비슷한 이유로 24일 만에 낙마 이 부총리가 4일 오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교육개혁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가장 중요하게 강조한 부분이 대학의 경쟁력 강화였다. 또 창의성과 인성교육을 강화하고 이공계 경쟁력을 높이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그러나 도덕성 논란에 대해서는 단지 "부덕의 소치"라는 말로 비껴 갔다.
이 부총리는 ''지켜봐 달라''고 주문을 했으나 도덕적인 문제를 두고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교육개혁을 추진하기까지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전망이다.
CBS사회부 권영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