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씨
의료사고가 많은 국내 병원을 뒤로하고 해외에서 수술을 받고 돌아오는 성전환자들이 최근 늘고 있다.
그러나 해외 성전환 수술의 경우 가족 몰래 비밀스럽게 이뤄지고 있어 더 큰 위험에 노출돼 있다. 특히 반드시 거치도록 돼 있는 정신과 감정 없이 무분별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성전환 수술 위해 태국 등 동남아 등지로 원정수술 국내 병원들에 비해 수술 비용이 싸고 신변 노출의 위험성도 적기 때문에 최근 많은 성전환증자들이 태국행 비행기에 오르고 있다.
지난 2일 태국 방콕 중심가에 위치한 P병원에서 수술을 하러온 M씨(45)를 만나봤다.
M씨는 이미 중학생 때부터 자신을 여성이라고 생각해오고 살았다면서 이제서야 온전한 여성이 된다는 사실에 다소 상기된 모습이었다.
M씨는 어머니가 산부인과 의사인 까닭에 성전환수술에 대한 집안의 반대가 더욱 컸지만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을 것 같아 결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M씨는 이어 "우리 아저씨 홀아비로 늙어죽지 않게 해서 좋아. 그런데 엄마에게 뭐라고 할 지.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했는데"라고 말했다.
20대 후반의 H씨 역시 지난 2003년 태국에서 수술을 받고 돌아왔다.
국내에서 수술비용으로 1000만원 가까이 지출했지만 수술이 잘못돼 이미 세 차례나 재수술을 받았던 기억 때문에 태국 수술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
H씨는 "진작 태국에서 할걸 후회된다"고 전했다.
원정 수술 늘면서 수술 알선 업체들도 성행 이미 성전환증자들 사이에서 널리 알려진 G업체는 태국 현지 병원에 한국인 가이드를 고용해 한국과 태국 양쪽에서 환자를 모집하고 있다.
수술을 원하는 사람들은 우선 인터넷 사이트에서 연락처를 확보한 뒤 담당자에게 전화를 하면 쉽게 수술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 이 업체는 국내 모 대형 여행사와도 연결이 돼 있어 여행사를 통해 수술을 문의해도 이 업체와 연결된 병원으로 갈 수 있다.
여행사와 상담을 했던 한 환자는 "여행사에 항공권 사러 갔다가 수술 할거라고 말하니까 OO병원 소개시켜줬어요"라고 말했다.
상담이 끝나면 곧 수술 스케줄이 잡히고 성전환증자들은 약 15일 정도의 일정으로 태국에 가는데, 여성으로의 성전환 수술의 경우 약 700만원 정도의 돈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수술 후 관광을 하는 경우도 있어 가이드 비용까지 합하면 많게는 900만원 선까지 예산을 잡는 경우도 있다.
병실
업체들 소개 병원 미검증 의료사고도 우려 하지만 이같은 업체들이 소개하는 병원이 모두 검증된 곳이라고 볼 수는 없다.
우선 한국에서 정확히 몇 명이 태국으로 원정 수술을 오는지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어서 혹 의료 사고가 나더라도 알려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한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한 달에 약 두 세명 정도가 해당 병원에서 성전환수술을 받는다고 한다.
많은 성전환증자들이 주로 인터넷에 의존해서 정보를 얻고 있는 상황에서 인기 있는 병원은 수술을 잘 하는 병원이기보다는 입소문을 잘 탄 병원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게 관련 업체 사람들의 말이다.
한 업체 관련자는 "OO병원은 여기서도 후진 병원이다. A,B,C로 나누면 D급 수준의 병원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족에게 알리지 않고 감행, 사후처리 미흡· 바가지 요금 등 부작용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 성전환 수술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국내 성전환 수술에서 의료사고가 빈번하는 등 국내 성전환 수술 환경이 열악한 때문으로 풀이되지만, 태국에서의 성전환 수술도 안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일단 대부분의 환자들은 국내 가족들에게 알리지 않고 원정 수술길에 오르는 경우가 많다. 가족이 모른 채 비밀스럽게 이뤄지는 수술이 잘못됐을 경우 사후 처리가 온전히 이뤄지지 못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특히 성전환 수술은 다시 되돌리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수술 전 반드시 정신과 감정을 받도록 돼 있는데 그 절차도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성전환증자가 아닌 일반 동성애자나 복장(服裝)도착자 들까지도 어렵지 않게 성전환수술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정신과 진단은 국내에서는 반드시 거쳐야 할 절차이며, 호적정정 요구시에도 반드시 갖춰야 할 과정이다.
연대 세브란스 병원 비뇨기과 이무상 교수는 "진성 트랜스젠더를 가려내기 위해서는 정신과 진단이 가장 중요하다. 정신과 진단은 말과 문화가 통해야 된다" 고 말했다.
그 밖에 현지의 바가지 요금도 문제다.
H씨의 경우 수술비를 포함한 경비를 이미 지불했지만 수술 후 가이드의 요구로 추가로 비용을 내야했다며 "하루에 백불씩 딱 계산해서 공항에서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물론 수술 뒤 부작용이 나도 국내로 진료기록이 전달되지 않기 때문에 사후조치를 취하기도 쉽지가 않다.
해외로 발길을 돌리는 성전환증자의 수가 늘어감에 따라 해외 원정 수술의 문제점 또한 속속 불거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