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비트 제공/자료사진)
생활고 비관 등의 이유로 우리 사회 가정들의 비극적인 동반 자살이 잇따르고 있다.
3일 오전 8시 38분쯤 경기도 광주시의 한 아파트에서 이모(44) 씨와 딸(13), 아들(4)이 숨진 채 발견됐다.
시신이 발견된 방 안에는 테이프로 문틈을 막은 흔적이 있었고 옆에는 타다 남은 번개탄 5개와 소주병 2개가 놓여 있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숨진 이 씨는 전 부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큰아들과 딸 중 딸이 지체장애를 앓고 있는 것 때문에 가정불화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비관해 자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에앞서 지난 2일에는 30대 주부가 4살배기 아들을 안고 아파트 15층에서 투신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윤 씨의 옷 안에는 '이렇게 살아서 미안하다. 죽는 것도 미안하다'는 내용이 적힌 세금 고지서가 발견됐다.
전업주부 였던 윤 씨는 남편의 벌이가 적어 형편이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은 경찰조사에서 "윤 씨가 아들이 아직 말을 못하는 데다 기저귀를 차는 등 성장이 더딘 점과 어려운 가정 형편 등으로 우울증을 앓아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진술했다.
지난달에는 어려운 생활속에서 열심히 살던 세 모녀가 생활고에 동반자살이라는 비극적인 선택을 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달 26일 서울 송파구 석촌동의 한 주택 지하 1층에서 이 집에 살던 박모(60·여) 씨와 두 딸이 숨진채 발견됐다.
세 모녀는 지하 1층 방 창문을 청테이프로 막고 방문은 침대로 막아 외부인의 출입을 차단한 채 번개탄을 피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현장에서는 현금 70만원이 든 봉투와 함께 '주인님 밀린 공과금입니다. 그동안 고맙고 죄송했습니다'라는 메모가 발견됐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이러한 어려운 생활속에서도 공과금 한 번 밀린 적 없이 열심히 살아왔지만 고혈압과 당뇨로 건강이 좋지 않았던 두 딸을 위해 생계를 책임졌던 어머니 박 씨가 다치면서 생활고를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주변에 따르면 이들 가족은 12년전쯤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많은 빚을 남겨 생활고에 시달렸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외부인 출입이나 타살 흔적이 없고 번개탄을 피운 점 등을 미뤄 세 모녀가 동반자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 네티즌들 SNS 통해 정부 복지제도 '질타'잇따른 비극적인 사고에 네티즌들은 SNS 등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며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생활고로 인한 가족 동반자살 기사가 하루도 거르지 않고 보도되고 있다"며 "정말 참담한 심정이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다른 네티즌은 "정말 안타까운 사연이다"라면서 "우울증에 시달렸다고는 하나 열악한 사회복지로 인해 서민들의 삶이 갈수록 위태롭게 내몰리는 것 같아 참담하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정부의 소극적인 복지대책을 질타하는 반응도 잇따랐다.
한 네티즌은 "생활고를 비관한 자살이 줄잇는 등 가슴 아픈 현실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이는) 사회안전망이 부족한게 아니고 전혀 부재한 사회적 현실이다"고 정부의 소극적 복지제도를 에둘러 비판했다.
다른 네티즌은 "가난 때문에 생명을 포기한 이들이 마지막으로 남긴 것이 이토록 강한 염치였다는 것이 우리 사회를 여러 번 울리고 있다. 그러나 정작 죄송해야 할 것은 세 모녀를 방치한 이 나라의 복지와 사회일 것이다"라며 강한 어조로 정부를 질타했다.
◈ 정부, 복지사각지대 대책 마련 착수정부는 생활고를 비관한 가족 동반자살 사건이 잇따르자 복지사각지대 일제 조사를 실시하는 등 관련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복지부는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3월 한달간 복지사각지대에 대한 일제 조사기간을 운영한다"고 3일 밝혔다.
조사기간 동안에는 지자체 사회복지공무원 등과 함께 지역 내 복지사각지대를 중점적으로 발굴하게 된다.
이와 함께 복지서비스 신청 후 탈락한 사람을 특별관리해 급여결정의 정확성을 재검토하고 민간후원 연계방안이 마련될 수 있는지 검토할 방침이다.
특히 송파구 사건의 경우 이들 세 모녀는 가장의 사망 이후 가세가 급격히 기울었고 질병과 사고 등으로 인해 수입이 끊겼지만 기초생활보장제도나 의료급여제도 등 국가와 자치단체가 구축한 가장 기본적인 복지제도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