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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론 낙하산 근절, 속으론 줄줄이 친박 낙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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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공기업 낙하산 인사 근절대책을 발표한 20일을 전후해 연달아 친박계 공기업 낙하산 인사를 실시해 공기업 개혁 의지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의 공기업 낙하산 인사 근절 대책에도 불구하고 친박계 정치인의 낙하산 인사가 계속되고 있다.

한국전기안전공사에 이어 이번에는 한국광물자원공사와 한국동서발전이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새누리당 소속 정치인 홍표근씨를 상임감사위원으로 임명했다고 23일 밝혔다. 홍 신임 감사는 24일자로 취임해 업무를 시작한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홍 감사는 자유선진당 중앙위 부의장, 선진통일당 최고위원에 대선 기간 새누리당 선대위 공동여성본부장을 맡은 바 있다.

한국동서발전도 친박계 강요식씨를 신임 상임감사위원에 임명했다.

강씨는 대선 때 새누리당 선대위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소통자문위원장을 맡았고, 대선 전에 '박근혜 한국 최초 여성대통령'이라는 제목의 책을 내 정가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들에게 감사 임명 통보를 한 날이 눈길을 끈다. 기재부가 낙하산 인사 근절 대책을 밝히기 하루 전날인 19일이기 때문이다.

임명 통보 하루 뒤인 20일 기재부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5년 이상 관련 업무경력' 등 공공기관 임원 자격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의 낙하산 방지 대책을 밝힌 것이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이상권 전 새누리당 의원도 업무보고 당일 한국전기 안전 공사 사장에 임명됐다.

지난해 말 한국도로공사 사장에 친박계 김학송 전 새누리당 의원이,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에 김성회 전 새누리당 의원이 각각 임명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정부가 낙하산 인사 근절대책을 대통령에게 보고하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친박계 인사들이 공기업의 핵심 보직에 연달아 임명되고 있는 셈이다.

정부가 공기업 개혁을 누차에 걸쳐 강조하면서도 관련 업무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들을 친박계 또는 대선 공적을 이유로 공기업 핵심 보직에 임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꼼수도 이런 꼼수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연 정부에 낙하산 인사를 근절할 의지, 더 나아가 공기업을 개혁할 의지가 있기는 한 것이냐는 비판의 목소리이다.

김철 공공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은 "기재부가 대통령 업무보고에 급히 낙하산 근절 대책을 포함시켰지만 '근절 의지'는 사실상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공공기관에 관한 한 인사 절차를 투명하게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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