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전례없는 한미훈련 중 이산가족 상봉 수용, 왜?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투자유치 등 본격적인 대외행보 발판 마련 포석

 

판문점에서 14일 열린 남북고위급회담을 통해 남과 북은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임에도 불구하고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예정대로 치르기로 합의했다.

이날 고위급회담에 우리측 수석대표로 참석한 김규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은 "남과 북은 이산가족 상봉을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오랜 염원이었던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지난 2010년 10월 이후 3년 4개월여만에 이번달 20일부터 25일까지 금강산에서 열리게 됐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 합의에서 눈에 띄는 점은 행사 기간인 24일과 25일, 이틀은 키리졸브(KR)/독수리(FE) 연습 등 한미 연합군사훈련 기간과 겹친다는 것이다.

KR/FE 연습은 연중 최대 규모의 한미 연합군사훈련으로 그동안 연합군사훈련 기간 중에 이산가족 상봉이나 남북 회담 등 남북간 해빙무드가 조성된 전례가 없었다.

지난해만 해도 북한은 KR/FE 연습을 즈음해 3차 핵실험, 남북불가침 협정 폐기 선언, 개성공단 차단 등 도발을 이어가며 한반도에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북한은 올해도 KR/FE 연습 취소를 지속적으로 요구하는가 하면 연습 기간 이산가족 상봉을 실시할 수 없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이날 회담에서도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이라는 인도적 문제와 또 한미 군사훈련이라는 군사적 문제가 서로 연계돼 있는 문제라는 주장을 했다"고 김 차장은 설명했다.

하지만 우리측의 끈질긴 설득 끝에 북측은 "일단 그러면 믿고 한번 해보자"며 한미 연합군사훈련 도중 이산가족 상봉을 최종 합의했다.

북한 전문가들조차 "전례가 없었다"는 이유를 들어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을 KR/FE 연습 이후로 연기할 것으로 예측했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은 '전향적'이라는 평가다.

북한의 이같은 전향적인 결정은 장성택 처형 이후 정치적 안정 작업을 마무리한 김정은 정권이 이제 본격적인 대외행보에 나서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의 최근 결정들을 보면 본격적으로 대외 행보를 하겠다는 목표가 뚜렷하다"면서 "일단 여러 이슈에서 접촉이 가능한 한국 정부를 상대로 대외활동을 시작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은 정권은 경제부흥을 기치로 내걸고 해외 투자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등 대외행보에 나서고 있지만 남북관계 악화로 국제사회에서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따라서 이산가족 상봉 합의를 계기로 대내외적으로 신뢰를 쌓아가고 이를 해외 투자 유치 등 대외행보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0

0

오늘의 기자

    많이본 뉴스

      실시간 댓글

        상단으로 이동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다음 카카오채널 유튜브

        다양한 채널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제보 APP설치 PC버전

        회사소개 사업자정보 개인정보 처리방침 이용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