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갑오년 말의 해 벽두부터 국내 제1호 말산업특구로 지정되면서 말산업은 물론 연관산업의 경제적 유발효과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제주CBS는 말산업특구 지정에 따라 말산업의 핵심인 승마산업과 마육산업 등에 대한 도정 방향과 비전을 짚어본다. 첫 번째로 말산업의 여건 변화에 따른 지속 성장 가능성을 보도한다. [편집자 주]
제주지역의 말산업은 규모면에 있어 양돈산업에 이어 2대 주력산업으로 양적성장을 이뤄왔다.
고려 충렬왕 2년인 1276년 몽고말 160마리가 들어와 전투용말 공급기지로 육성되는 등 명마 공급처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고려시대부터 말문화를 형성하는 전통을 지니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해발 500~600m의 한라산 중산간지대에 국영목장 10곳이 설치돼 명마들이 국가에 헌납됐다.
돌담을 이용해 말 방목 울타리를 만든 ‘잣성’과 말을 이용한 농요 등은 제주인의 삶속에 말문화가 얼마나 밀접해있는지를 직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현재 도내에 사육중인 말은 2013년 2월을 기준으로 만9천920마리. 전국 사육수의 67%나 차지하면서 말의 고장에 걸맞는 국내 최고의 말산업 육성기반을 보유하고 있다.
50개의 승마시설과 전국 45% 수준인 1만7000㏊에 달하는 초지는 말 생산과 조련 등에 필요한 최적의 자연 여건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문화적 전통과 양적 성장에도 지속성장을 방해하는 요인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산업적 측면에서 불균형적인 산업구조와 영세한 산업 인프라는 말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다.
말산업 중 경마의존 비율이 무려 98% 이상으로 다양한 가치창출에 한계를 보이는 데다 경주마 육성 인프라가 낙후돼 경주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
사회적 측면에선 경마가 대표적 사행산업으로 분류된 데다 승마는 일부 부유계층에서 즐기는 귀족 스포츠란 인식이 팽배, 일반인들에게 부정적인 시선을 주고 있다.
말고기에 대한 식용의 거부감과 기능적 효능에 대한 낮은 인지도, 그리고 한우에 비해 낮은 수익성은 비육마 생산을 유인해내지 못하고 있다.
기술적 측면에선 국제 경쟁력을 갖춘 경주마 생산체계나 장기 비전이 확립되지 않은 데다 전용 승용마 육성 매뉴얼과 전문 기능인이 부족하다는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단일 축종으로는 국내 최초로 말산업육성법이 2011년 시행된 이후 올해초 말산업특구 지정이 이뤄지면서 경마위주에서 승마와 마육을 포함한 연관 산업과의 균형발전 가능성을 담게 됐다.
특히 말의 고장이란 역사성과 명마생산에 이은 가치창출로 말과 인간, 그리고 자연과 문화가 함께 하는 신성장 융복합 산업으로 육성할 수 있게 돼 성장 가능성은 더욱 열리게 됐다.
연간 제주방문객의 8.5%인 90만명 가량이 체험승마를 경험하고, 제주경주마육성목장과 제주경마공원, 48곳의 말고기 유통식당, 3곳의 말공연 시설 등 다양한 인프라는 발전 가능성을 담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