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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식민지배·침략전쟁 불인정' 인식 드러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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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2-01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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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전쟁 중 일본의 국외 진출이 식민지배를 위한 것이고 침략이라는 규정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의혹을 스스로 키웠다.

아베 내각은 그간 역대 정부의 역사 인식이나 무라야마(村山)담화 등을 계승한다는 입장을 표방하며 일본이 전후 질서에 역행을 시도한다는 지적을 부인했다.

그럼에도, 아베 총리는 태평양 전쟁의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참배하는 등 자신이 역대 내각의 인식을 계승하는지에 관해 의구심을 낳는 행동을 이어왔다.

아베 총리가 31일 야당 8선 중의원의 집요한 질의와 답변 과정에서 식민지배와 침략에 관한 속내를 사실상 드러냈다.

민주당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의원은 아베 총리에게 과거사에 관해 포괄적으로 묻는 대신 식민지배와 침략에 관한 부분을 포함해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하는지를 꼭 찍어 질문했다.

아베 총리는 아시아 국가의 국민에게 큰 손해와 고통을 안겨줬다는 역대 내각의 인식을 이어간다며 미리 준비된 '단골' 답변을 읽었다.

답변 내용이 무라야마 담화의 내용을 인용한 것이기 때문에 일본이 과거사에 대해 반성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넘어가기 쉽지만, 오카다 의원은 '식민지배와 침략으로'라는 표현이 빠졌다는 것을 다시 캐물었다.

오카다 의원은 식민지배와 침략을 언급하지 않으면서 이를 부정한 적이 없다고 하는 것이 논란을 키운다는 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아베 총리는 4번이나 같은 답변을 하면서도 식민지배와 침략을 끝내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논란의 핵심 단어를 부정한 적이 없다고 강변했지만 '부정의 뜻을 표출하지 않았을 뿐 신념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 줄 만했다.

아베 총리의 다른 발언에서도 이런 인식을 유추할 수 있다.

그는 작년 4월 23일 참의원 예산위원회 답변에서 "침략이라는 정의는 학계에서도 국제적으로도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국가 간의 관계에서 어느 쪽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다보스 포럼에서도 주요 언론과 만나 "(야스쿠니 신사에는 전쟁의) 영웅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전쟁에서 스러진 사람들의 혼이 있을 뿐"이라면서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이른바 A급 전범을 찬양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런 발언은 일본을 침략 전쟁을 일으킨 패전국으로 규정하는 전후 질서가 상대적이고 부분적으로 이를 수용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또 A급 전범 앞에 '이른바'라는 수식어를 붙인 것은 전범을 단죄한 도쿄 재판의 결과를 부인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가 누구인지 명확히 드러내지 않았지만, 국회 발언은 그 당사자가 아베 총리일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을 더 키우고 있다.

아베 총리는 작년에 무라야마 담화를 거론하며 "21세기를 맞았고, 앞으로 2년 후면 전후 70년인 만큼 이에 부합하는 전후 일본의 족적과 앞으로 걸어야 할 길도 포함한 담화를 발표해야 한다"고 밝혔다.

자위대의 역할 확대를 동반한 적극적 평화주의, 집단자위권 행사를 위한 헌법해석 변경 추진 등 아베 총리가 일본을 패전국이 아닌 보통국가로 만들기 위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어 기존의 과거사 인식을 명시적으로 부인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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