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원격 의료와 영리 병원 도입 등 정부 정책에 항의하며 오는 3월3일 총파업을 결의한 가운데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간담회실에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과 유재중 새누리당 보건복지위 간사 등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당정협의가 열리고 있다. (윤성호 기자/자료사진)
새누리당과 정부는 12일 오후 국회에서 의료산업 규제완화 정책과 관련해 당·정 협의를 열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새누리당 측은 정책 추진과정에서 의료계와 충분한 대화를 거칠 것을 주문했다.
협의에는 유재중·김명연·김정록·김현숙·민현주·신경림·신의진·문정림 의원 등 새누리당 소속 국회 보건복지위원, 보건복지부 문형표 장관과 이영찬 차관 등이 참석했다.
정부 측은 원격진료의 경우 해당 환자는 반드시 주기적으로 대면진료를 받도록 의무화했고, 의료법인의 자법인(자회사) 설립의 경우 중소병원의 경영개선에 초점이 맞아 있는 등 현행 의료서비스의 증진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대한의사협회가 총파업을 철회한 만큼 의료계와 충분한 논의를 벌여나가는 한편, '의료 민영화'와 무관한 정책이란 점을 적극 홍보하겠다고 밝혔다.
안종범 의원은 "정부가 철도노조 파업 때와 비슷한 상황에 처하지 않도록 원격진료 등 정책이 얼마나 국민을 위해 추진되고 있는가 알려야 한다"며 "공공성에 초점을 맞춘 정책인 만큼, 의료민영화 루머는 전혀 사실 근거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밝힌다"고 말했다.
신의진 의원은 "정부는 정책의 효과를 중심으로 얘기하고 있지만, 의료계의 초점은 효과가 없어서라기보다 부작용이 있어서다. 의료계와의 협의 과정에서 밀어붙이기 식으로 해서는 안된다"며 "또 원격진료, 자법인 설립 등 여러 정책을 모두 한꺼번에 추진하는데, 제대로 하려면 순차적으로 각 정책이 필요한 시점에 맞춰서 추진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신경림 의원은 "정부가 의료계의 지적에 자꾸 아니라는 주장만 하지말고 그들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도록 면밀한 검토를 해 대화의 창을 열어야 한다"며 "보건의료기본법에 규정된 보건의료정책심의위를 제대로 가동할 것, 여·야·정 및 관련단체가 함께 국민의 건강을 중심에 두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회에 보건의료개혁특위를 설치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김명연 의원은 "입법예고 전에 국회 상임위나 의사협회 등과 토론을 해서 접점을 찾았다면 좋았을 것이다. 이런 식의 정책 추진이 온건파 의사들까지 자극해 극단적 판단을 유발한 면이 있다"고 지적했고, 민현주 의원은 "정부가 협의체를 구성하겠다고 하지만 구체적 의제 선정이 돼있지 않으면 의료계의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다. '열린 마음'이라는 추상적 표현보다는 구체적인 의제를 마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문정림 의원도 정부가 의료계를 상대로 싸우지 말고 '신사협정'을 하듯 성실히 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형표 장관은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 부족한 사항을 국회와 긴밀하게 협의해나가겠다"며 "의료계와 성실히 대화하고, 그동안 홍보가 상당히 부족했다는 점을 반성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