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먹는 하마로 불리는 광주2순환도로 1구간의 자본구조 변경을 둘러싸고 광주광역시와 민간사업자 간 항소심에서 법원이 사실상 광주광역시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광주광역시의 재정 절감과 함께 다른 전국 민간투자사업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 2심 재판부, 광주광역시의 자본구조 원상회복 감독명령 "적법"광주고등법원 행정1부는 9일 광주 제2 순환도로 1구간 민간투자사업 시행자인 광주순환도로투자(주)가 광주광역시를 상대로 제기한 감독명령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고 광주시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광주순환도로투자는 민간투자시설사업 기본계획과 실시계획, 실시협약에 따라 순환도로 건설기간은 물론 운영기간에도 자기자본비율을 똑같이 유지할 의무가 있는데도 자의적으로 자기자본비율을 29.91%에서 현재 6.93%까지 낮췄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광주순환도로투자가 자기자본비율을 변경해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면서 도로를 정상적으로 운영하지 못할 위험성이 크고 광주순환도로투자에 의한 자발적인 자본상태 개선을 기대하기도 어려워 광주광역시가 내린 자본구조환원명령은 도로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 불가피한 것으로 적법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광주광역시가 내린 이익귀속 명령 부분은 이익귀속의 대상이 특정되지 않았고 귀속될 금액과 방법 등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없어 명확성의 원칙에 반하고 이행의 실현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위법하다"고 덧붙였다.
◈시민 혈세 절감1심에 이어 이번 항소심에서도 사실상 승소함에 따라 광주광역시는 민간 사업자의 왜곡된 자본구조에 대한 원상회복 명령을 통해 2013년부터 무상사용 기간이 끝나는 2028년까지 추가로 부담할 3,479억 원의 이자를 절감하게 됐다.
시는 맥쿼리 인프라가 자본구조 변경으로 이미 민간 사업자 측에 손해를 끼친 1,401억 원에 대해서도 부당이익 귀속 명령을 요구했으나 법원이 위법하다고 판결한 데 대해 앞으로 별도의 명확한 행정처분을 내려 부당이득을 환수할 계획이다.
시는 민간 사업자가 왜곡한 자본구조를 원상회복하지 않으면 실시협약에 따라 90일간의 치유기간을 주고 이에 응하지 않을 시 민간 사업자의 귀책사유로 2순환도로 1구간 권리운영권을 지급 금액의 80%에 매입할 방침이다.
◈ 관리운영권 매입 단초 마련 계기광주광역시는 임의적 자본구조 변경에 대해 원상회복 명령을 내렸는데 항소심 재판부가 사업자의 자본구조 변경은 위법하다고 판결함에 따라 원상회복 치유 기간 80일 중 62일이 지났고 남은 28일 안에 완전한 원상회복을 이행하지 않으면 관리운영권 매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매입 시 사업자 귀책사유로서 실시협약에 따라 지급금의 80%로 강제 매입함으로써 556억 원의 예산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 MRG 폐지로 재정지원금 절감특히, 2순환도로 1구간은 실제 통행 수입이 예측통행 수입에 미달하면 85%까지 시가 보존해주는 최소운영수입 보장(MRG) 민간 투자방식으로 사업자에게 유리하게 협약됐다.
사업자인 맥쿼리 인프라는 MRG를 통해 2012년까지 재정지원금 1,393억 원을 챙겨갔고 2013년부터 계약기간인 2028년까지 5,249억 원을 추가 보전받을 수 있지만 시가 매입하면 MRG 폐지로 시민혈세가 절감된다.
◈ 맥쿼리 인프라 투자 타 SOC 협상·소송 영향특히, 이번 판결은 자치단체가 도로.터널.다리 등 사회간접자본(SOC)에 투자한 민자사업자와 겨룬 소송에서 승소한 첫 사례여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재정보전금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자치단체와 민자사업자 사이의 재협상과 소송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맥쿼리 인프라는 서울.부산.대구.인천 등에 13군데 도로·터널·다리 등을 건설해 운영하고 있으나 해당 지방자치단체는 이들 SOC의 적자보전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시설의 사업권 매입과 수익률 재협상을 바라고 있지만, 맥쿼리인프라 등 민자사업 대주주들의 거부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 광주광역시, 관리 운영권 매입통해 통행료 인하 추진광주광역시는 맥쿼리 인프라가 더는 시간을 끌지 말고 즉각 관리운영권을 매각.매입에 따른 사항에 대해 협상을 즉각 개시할 것을 요구할 계획이며 이에 응하지 않으면 앞으로 사업자 중지처분 등의 절차를 밟아 관리운영권을 매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