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랭킹 뉴스

"사라진 사무실, 꿈에도 생각 못해"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약속 안지키는 먹튀회장과 싸워나갈 것

- 출근했더니 새벽에 짐빼고 이사
- 주소 안 알려주고 연락도 안 받아
- 5년 투쟁해 복직 받아냈는데
- 출근해도 일안주고 월급도 안줘
- 사회적 합의 지켜질때 까지 싸워 나갈 것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1월 2일 (목) 오후 6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소연 (前 기륭전자 분회장)


고공농성 당시의 기륭전자 비정규직 노동자들. (자료사진)

 

◇ 정관용> 어느 날 갑자기 출근해 보니까 사무실의 짐도 다 빠져 있고 텅텅 비워져 있다. 어디로 이사 갔는지도 모른다.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실까요? 기륭전자 노동자들, 이 회사가 아무 통보 없이 도망이사를 가버린 황당한 일을 겪고 있다고 그럽니다. 불법 파견, 비정규직 해고 등등으로 무려 1895일간의 장기투쟁을 했고 지난해 5월에 정규직으로 복직했던 분들인데 무슨 얘기일까요? 민주노총 김소연 전 기륭전자 분회장을 연결해 봅니다. 여보세요?

◆ 김소연>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지금 어디 계세요?

◆ 김소연> 지금 기륭 본사에 있습니다.

◇ 정관용> 본사라면 이사 가버린 그 사무실이요?

◆ 김소연> 네.

◇ 정관용> 지금 텅 비어 있습니까?

◆ 김소연> 거의 짐이 다 빠져 비어있고요. 저희가 있는 공간이 일부 짐이 지금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 정관용> 지금 몇 분이나 함께 계세요?

◆ 김소연> 저하고 10명이 함께 있습니다.

◇ 정관용> 직원, 그러니까 원래 본사 직원들은 아무도 없고?

◆ 김소연> 네.

◇ 정관용> 그래요? 어디로 이사 갔는지 안 알려줍니까?

◆ 김소연> 지난 30일날 저희가 아침에 9시에 출근했더니 이미 새벽부터 짐을 거의 다 뺀 상태였고요. 당시 총무부장에게 어디로 이사 가는 거냐라고 했더니 답을 하지 않았어요. 그리고는 그냥 가버려서 저희가 알려주지 않으면 여기에 있을 수밖에 없다. 여기 있는 짐을 마저 가져갈 수 없다. 이렇게 입장을 통보한 상태입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남은 짐을 지금 지키고 계신 거네요?

◆ 김소연> 그렇죠. 그런데 많지는 않은데, 이걸 해결하지 않으면 우리는 이 자리에서 나갈 수가 없다. 왜냐하면 저희가 출근을 해야 하는데 출근을 어디로 해야 될지 모르는 상황이 돼버렸어요. 그래서 부득이하게 이곳이 지금 이렇게 된 거죠.

◇ 정관용> 그러니까 30일날 새벽에 이사를 가버린 거군요?

◆ 김소연> 그렇죠.

◇ 정관용> 조금 거슬러 가서 지난해 5월에 정규직으로 복직을 했습니다. 그리고 저희 시사자키하고도 바로 인터뷰를 하신 바가 있는데. 그 이후로 계속 사무실에 출근을 하셨나요?

◆ 김소연> 네. 저희가 매일 9시까지 출근을 하고 6시 퇴근을 했고요. 회사가 임금 지급을 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부서 배치도 하지 않고 있고. 그래서 요구를 그동안 해왔었죠.

◇ 정관용> 일도 주지 않고?

◆ 김소연> 네.

◇ 정관용> 그러면 9시에 출근해서 그냥 어디 계셨던 거예요?

◆ 김소연> 처음에 출근했을 때 회사가 회의실에서 대기하고 있으라고 해서 회의실 안내를 받았고요. 처음에 안내받은 그 회의실에서 지난 8개월 동안 있었고. 지금도 그 회의실을 지키고 있는 거죠.

◇ 정관용> 복직하신 분이 모두 열 분이었죠? 그때.

◆ 김소연> 네.

◇ 정관용> 그 열 분은 전원 그러니까 매일 출근하신 거네요?

◆ 김소연>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일은 없고, 아무튼 회의실에 계속 그냥 모여 계셨고, 봉급도 받지 못했고.

◆ 김소연> 네, 저희가 출근해서 외출을 하거나 또는 휴가를 내야 하거나 조퇴할 때는 총무부장에게 늘 보고를 하고 이렇게 움직이기도 했었어요. 그런데 계속 일을 주지 않은 거죠.

◇ 정관용> 그 본사 사무실에는 모두 몇 명이 근무하고 있었던 곳이에요?

◆ 김소연> 저희가 복직을 했을 때는 20명 좀 넘게 있었는데요. 그 후에 퇴사자도 있고, 이렇게 있으면서 굉장히 줄었어요. 그리고 지난 9월부터는 최동열 회장을 비롯한 임원진 재무팀은 이쪽으로 출근을 하지 않고 다른 곳으로 출근을 하는 것으로 확인이 되고 있고. 이쪽에는 단 2명만 남아 있는 상황이었어요.

◇ 정관용> 2명만.

◆ 김소연> 네. 총무부장과 AS과장 두 분이 남아 있었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이렇게 도둑이사를 갈 것 같다라는 낌새는 전혀 못 채셨어요?

◆ 김소연> 그건 전혀 못 챘어요. 왜냐하면 사실은 그렇게 사회적 합의를 해 놓고도 지키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한 문제도 있지만 저희가 계속 요구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최소한 그래도 어디 이사 갈 때는 이렇게 이사 간다라고 얘기해 줄줄 알았어요. 지난 8개월 동안 계속 얼굴을 맞대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데 저희는 너무나 당황했죠. 30일날 출근했을 때. 그리고 그전에는 관리비를 내지 않았다고 해고 요청이 있기는 했어요. 공문이 하나 붙어 있더라고요. 그런데 그 관리비 체납이 얼마냐고 물어봤더니 5000만원이래요. 그 5000만원 때문에 이렇게 도둑이사를 간 것인지 저희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인 거죠.

◇ 정관용> 그 건물 관리하시는 관리사무소나 건물주 측에는 혹시 문의 안 해 봤습니까?

◆ 김소연> 물어봤는데 어디로 이사 갔는지는 그분들은 얘기하지 않고 관리비가 5000만원 체납돼 있었다. 이런 정도만 이해를 하고 있고 기륭에서 짐을 빼간 것도 그 건물주가 보관료를 내면서 보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식의 얘기가 있었어요.

◇ 정관용> 그러니까 밀린 관리비는 냈답니까?

◆ 김소연> 안 냈답니다.

◇ 정관용> 원래 관리비를 안 내면 도둑이사를 가는 걸 건물주가 막아야 되는 것 아닌가요?

◆ 김소연> 그렇죠. 그런데 그게 아니고 건물주와도 어떤 모종의 이야기가 있는 게 아닌가라는 의혹이 들고 있어요.

◇ 정관용> 지난 30일부터 오늘까지 벌써 30, 31일, 1월 1일, 1월 2일 4일이나 지났는데. 지금 어디로 이사 갔는지가 전혀 파악이 안 됩니까?

◆ 김소연> 저희가 최동열 회장한테 전화도 했고, 문자도 보냈는데 답이 없고. 어제 한겨레 기사가 나갔어요. 기자들이 하는 얘기가 이 근처로 이사했다, 이렇게 답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저희 연락은 전혀 받지 않고 있는 상황이에요.

◇ 정관용> 연락은 받지 않고. 조금 아까 어제 보도가 있었다, 그 보도를 저희도 봤는데. 언론사에서 회사 회장하고 통화를 했는데. 그 사람들은 우리 회사 노조원들이 아니다. 회사가 너무 어렵다. 그리고 그 노조원들은 불법 점거하려는 것 같다, 이렇게 말했다고 그러는데요. 그 기사 보셨잖아요.

◆ 김소연> 네, 봤고 저도 굉장히 분노했죠. 왜냐하면 2010년도에 합의는 정말 사회적 합의였거든요. 특히 이제 그 회장이 국회에서 조인식을 하자고 먼저 요청했고 당시 여러 국회의원들도 노력한 게 있어요. 그런 국회의원들까지 배석시켜서 하자, 이렇게 요구했던 사람이에요. 그리고 합의를 믿고 또 유예기간까지 양보를 해서 합의를 한 건데. 당연히 그렇게 했기 때문에 지킬 줄 알았어요. 그런데 이런 식으로 정말 배신을 할 줄은 꿈에도 생각을 못 했죠.

◇ 정관용> 방금 언급하셨으니까 2010년에 국회에서 조인식을 했다. 그 이전에 원래 해고당하기 시작한 건 2005년이죠?

◆ 김소연> 네.

◇ 정관용> 2005년부터 그때 모두 몇 명이었죠?

◆ 김소연> 처음 시작은 한 200명 시작을 했고 전부 다 해고가 된 거죠. 그리고 워낙 긴 싸움이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다 보니까 퇴직금도 없고 당장 생계가 막막하기 때문에 다들 많이 다른 사업장으로 이전을 많이 하셨죠. 그래서 마지막에 합의할 때 남은 사람이 10명이었어요.

◇ 정관용> 그러니까 5년 넘게 투쟁을 이어오고 국회도 나서고 그래서 회장이 먼저 주장해서 국회에서 그 10명에 대해서는 원직복직 시켜주겠다는 합의를 한 거죠?

◆ 김소연> 그렇죠. 정규직으로 복직시키라고 합의를 한 거죠.

◇ 정관용> 그건 2010년인데. 그런데 지난 5월까지 2년 동안은 유예기간이었습니까?

◆ 김소연> 네.

◇ 정관용> 그래서 2012년 5월부터는 사무실에 출근을, 일단 허용을 한 거네요?

◆ 김소연> 그렇죠. 매일 출근 했고 보고도 했고. 노사협의도 여러 차례 했어요. 그런데 계속 일을 안 주고 임금도 안 줘서 다투기는 했으나, 계속 얼굴 보고 얘기를 했던 거죠. 그러다가 지난 8월 29일날 도저히 안 돼서 저희가 다시 투쟁할 수밖에 없다 해서 투쟁선포를 하게 된 거고, 지금 상황까지 오게 된 거예요.

◇ 정관용> 그 8월 29일 이후에는 어떤 투쟁을 하셨나요?

◆ 김소연> 특별하게 예전처럼 하는 건 아니고 주 1회 집회를 본사 앞에서 진행을 했죠.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를 하면서.

◇ 정관용> 주 1회 본사 앞 집회를 하니까 아마 그게 또 외부에 기륭전자 전체에 대한 것이 알려지고, 이런 걸 두려워했는지 도둑이사로까지 연결된 거네요.

◆ 김소연> 저희는 그렇다고 봐요.

◇ 정관용> 지금 회사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저희가 지금 자료를 보니까 회사주식도 거래정지고 곧 상장 폐지될지도 모른다, 이런 얘기도 나오는데. 회사 상황은 어때요?

◆ 김소연> 저희가 2010년 합의할 때도 최동열 회장이 내가 정말 건강한 회사를 만들겠다. 기다려 달라, 이렇게 말했거든요. 그런데 그걸 믿고 합의를 했는데 유예기간을 거쳤는데. 실제로 지나고 보니 최동열 회장이 기륭을 인수한 이후에 기륭전자의 고정자산을 거의 다 매각을 했어요. 본사까지 매각한 상황이고, 임대로 들어와 있는 거고요. 매출도 굉장히 많이 줄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분기별로 흑자를 내고 있는 상황이고요. 회사가 어려운데 19억 정도의 투자를 유치했어요. 올해 7월에. 그래서 저희는 좀 잘 될 줄 알았는데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될 줄 몰랐어요. 그리고 회사가 어렵다고 하면서 최동열 회장의 동생인 최성열 부회장이 있는데. 이분이 대한레슬링협회 협회장을 올 초에 맡았어요. 작년 초죠. 지금 그 협회장도 하고 있고, 씨름연합회 회장도 하고 있고. 활동은 왕성하게 하고 계세요. 그러니까 저희 입장에서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상황들이 벌어지고 있는 거죠.

◇ 정관용> 그래요. 고정자산 같은 것을 다 매각하고 그러면, 공장 가동되고 있는 게 지금 없습니까, 아니면 가동은 됩니까?

◆ 김소연> 지금 국내에는 공장이 없고요. 중국에 있는 공장도 매각했고. 지금 회사의 얘기로는 자회사로 위너스라는 회사가 있는데 거기에 중국 공장이 있다, 이렇게 지금 얘기하고 있는 상황이죠.

◇ 정관용> 기륭전자는 폐업하고 자회사 쪽으로 옮기는 거라고 봐야 됩니까?

◆ 김소연> 글쎄. 그걸 제가 정확하게 말씀 드릴 수는 없을 것 같고. 그 상장폐지 실질심사 하기 전에 저희가 봤을 때는 우회상장을 해 보려고 했던 것 같아요. 투자를 받아서 그런 과정 중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것 같고. 모르겠어요. 저는 정상적으로, 상식선으로 생각을 한다면 지금 이 상황이 벌어진 게 이해가 안 되고. 만약에 이해한다면 거의 투기성으로 한 게 아닌가 먹튀가 아닌가 이런 의심을 사고 있는 거죠.

◇ 정관용> 앞으로 어떻게 대응하실 건가요?

◆ 김소연> 일단 본사 이전한 데를 밝히지 않는 이상 저희는 이 자리에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밝혔고요. 사회적 합의가 이렇게 무시당하고 외면당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사회적 합의가 지켜질 수 있도록, 또 경영투명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저희들은 계속 싸워 나갈 계획입니다.

◇ 정관용> 그 사무실 건물주가 또 다른 입주자를 받으면 그분들이 이사 들어오려고 할 텐데요.

◆ 김소연> 본사 건물주가 이런 저런 얘기를 했는데 아직 구체적으로 통보라고 할 수 없고요. 이사 갔으니 나가달라, 이런 정도의 얘기는 30일날 있었고 그 이후는 아직 없는 상황입니다.

◇ 정관용> 본사 관계자, 그리고 어떻든 29일까지는 얼굴을 맞대던 총무부장, 이런 사람들은 지금 연락은 됩니까?

◆ 김소연> 안 됩니다.

◇ 정관용> 전혀?

◆ 김소연> 네.

◇ 정관용> 참... 그야말로 황당하군요.

◆ 김소연> 회사 유선전화도 안돼요.

◇ 정관용> 유선전화도 안 되고 휴대전화는 받지를 않고. 30일날 새벽 짐 빼기 전날까지는 같이 계셨던 사람들 아니에요?

◆ 김소연> 그럼요. 전혀 눈치를 채지도 못했어요. 그냥 평상시처럼 지냈거든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 김소연> 네, 고맙습니다.

0

0

오늘의 기자

실시간 랭킹 뉴스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