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위원장 동상 제막식에 참석한 김정은 제1비서와 장성택(왼쪽) 국방위 부위원장(사진=2012.4 노동신문)
미국의 전문가들은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실각이 사실이라면 "김정은의 권력이 더 공고화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미 해군분석센터의(CAN)의 북한 전문가인 켄 고스 국제관계국장은 3일 "장성택 부위원장의 실각이 사실이라면 먼저 김정은 제1비서의 권력 공고화 과정이 예상보다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미국의 소리 방송에 말했다.
고스 국제관계국장은 또 "장 부위원장이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 등 실세들과의 경쟁에서 밀린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고스 국장은 지난 9월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김정은 제1비서의 권력 공고화 과정을 3단계로 분석하고 당시 상황을 권력기반을 다지고 독립적인 의사결정권자 역할을 시작하는 2단계"로 분류했었다.
이어 "상층 지도부의 격변을 거쳐 오는 2015년쯤 김정은 제1비서가 최고 지도자의 지위를 확립해 정책 입안과 결정을 독자적으로 하는 3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고스 국장은 "장성택의 실각이 사실이라면 이미 3단계 초입에 접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미 터프츠대학 플레처 외교대학원의 이성윤 교수도 "장성택의 실각은 김정은 제1비서가 통치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풀이했다.
이 교수는 "정치적 숙청과 2인자를 용인하지 않는 것은 북한 정권의 핵심적 통치수단이었다"며, "장성택의 실각설은 놀랍다기 보다 예정된 수순을 밟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전략국제안보연구소(CSIS)의 래리 닉쉬 연구원은 "여러 가능성이 있지만 모두 예단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몇 주 또는 몇 달 동안 북한 정부의 움직임과 중국의 반응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배경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닉쉬 박사는 특히 "장성택 부위원장은 중국 지도부와 친밀했던 북한의 최고위급 인사라며 중국 당국의 반응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