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정성룡, 거센 바람에도 침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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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팀 실수 잊고 A매치 집중 위해 삭발

정성룡은 리그 경기에서 팀 패배로 직결된 큰 실수를 범한 뒤 국가대표팀 소집을 앞두고 머리카락을 짧게 잘랐다. 사진은 지난달 브라질과의 친선경기 당시의 정성룡. 황진환기자

 

골키퍼는 최후방을 지키는 포지션의 특성상 작은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 자칫 자신의 실수가 팀의 패배로 직결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 축구대표팀의 주전 골키퍼 정성룡(28.수원)은 잊지 못할 최악의 경험을 했다. 지난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과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6라운드에서 수원이 1-0으로 앞선 전반 31분 자책골에 가까운 실점을 허용했다.

상대 미드필더 이명주가 자신의 키를 넘겨 슈팅한 공을 따라간 정성룡이 공을 완벽하게 잡지 못하고 놓친 탓에 그대로 골이 됐다. 정성룡의 순간적인 판단과 집중력이 아쉬움으로 남은 수원의 실점이었다. 결국 이 경기에서 수원은 1-2로 역전패하며 2014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걸린 리그 4위 경쟁에서 뒤쳐지게 됐다.

이틀 뒤 국가대표팀 소집을 위해 경기도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 나타난 그는 머리카락을 짧게 자른 모습이었다. 칼바람이 부는 가운데 그의 헤어스타일은 유독 눈에 띄었다. 정성룡도 전날 짧게 자른 머리카락이 어색한지 연신 머쓱해 했다.

자신의 위기설을 더욱 끓어오르게 만드는 큰 실수였지만 정성룡은 침착했다. “그런 실수는 처음”이라며 멋쩍은 미소를 지은 그는 “다시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 운동장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각오다. 앞으로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치 3년 전 남아공 대회를 앞두고 자신이 이운재의 자리를 꿰찬 것처럼 현재 정성룡은 김승규(울산), 이범영(부산) 등 후배들의 강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정성룡은 “월드컵 본선까지 서로 다같이 경쟁하면서 계속 성장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담담하게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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