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한구 의원(왼쪽), 민주당 이용섭 의원. (자료사진)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의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부자감세' 용어를 놓고 여야 의원들 간에 설전이 벌어졌다.
이날 오전 감사 후반부에 질의를 시작한 새누리당 이한구 의원은 "민주당 쪽에서는 시간만 나면 부자감세라고 얘기하는데, 소득세·법인세 등 전체 세부담에서 고소득층이 부담하는 비중이 얼마나 되느냐"고 기재부 세제실장에게 질의했다.
그러면서 "소득상위 1%가 소득세의 45%, 법인세의 70%를 부담한다"는 등의 답을 유도한 뒤 "정부에서 민주당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정확한 근거를 제시했어야 하지 않느냐"고 질타했다.
다음 질의자인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홍길동이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한 것처럼, 여당이기 때문에 부자감세를 부자감세라고 부르지 못하는 것은 이해한다"며 "하지만 자꾸 아니라고만 한다고 있는 사실이 없어지는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감세에 따른 이익이 부자들에게 집중되는 현실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게 부자감세라는 표현"이라면서 "이한구 의원의 발언은 행정부를 감시하는 국감장에서는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용섭 의원이 본 질의에 들어가려 하자 다시 이한구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으로 재반박에 나섰다. 그는 "부자감세라고 계속 (민주당이) 떠드는 부분은 사실은 국민감세라고 부르고 싶다"며 "노무현 정권에 비해 조세부담률 낮아졌고, 전체 감세액 반 이상이 부자 아닌 사람들에 대한 것이었다. 그걸 자꾸 부자들만 감세한 것처럼 오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용섭 의원이 다시 "근로소득자 36%, 자영업자 46%, 법인 32%가 소득이 없거나 적어서 세금을 못내기 때문에, 아무리 감세를 해도 이런 서민들에게는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새누리당이 대기업에 대한 법인세 혜택도 줄었고 고액 부동산 보유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도 없애려고 하지 않았으면서, 이게 부자감세가 아니면 도대체 뭐냐"고 반론을 폈다.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의 언쟁이 격화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야당이 떠든다'고 말을 했는데 어떻게 그런 식으로 말하느냐. 공손치 못하다"고 비판했고, 이한구 의원은 "아니 떠든 것 사실이잖아요"라고 맞받아쳤다.
이한구 의원은 "소득세 감면 혜택의 대부분은 일반 월급쟁이들에게 돌아갔다. 숫자를 보면 나와있는데 파악도 안했느냐"고 야당에 역공을 취했고, 야당 의원들은 "그건 다 거짓말이었지 않느냐"고 반론을 폈다.
그러자 이한구 의원은 야당에게 "잘 모르면 가만히 있으라"고 한 뒤, "일단은 부자만의 감세는 아니라고 이용섭 의원이 발언했으니 이 문제는 나중에 다시 토론하자"고 물러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