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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에 눈길도 안준 박 대통령, 시진핑과는 '화기애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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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펙 정상회의서 '냉랭'

에이펙 정상회의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

 

박근혜 대통령과 일본 아베 총리는 7일 열린 에이펙 정상회의 정상세션1에서 옆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서로 눈길 한번 주지 않은 채 딴 곳만 쳐다보다 회의를 끝냈다.

정상회의 세션1을 수행한 안총기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은 두 정상이 옆자리에 않았지만 1m 이상 떨어져 있었고 귀에 통역기를 꽂고 있었기 때문에 뭔가 말씀을 나눌 시간은 못 가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정상세션에 앞서 이뤄진 '에이펙 기업인 자문위원회와의 대화'에서도 옆자리에 앉았지만 역시 아무 대화도 주고 받지 않았고, 정상도착 행사 때도 의례적인 악수만 나눴을 뿐이다.

박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주석과의 관계는 '밀월'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최상의 관계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에 열린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의 양자회담은 예정시간 30분을 15분이나 넘겨 45분동안 진행됐다.

박 대통령은 지난 6월 방중 때 시 주석이 선물한 중국 당나라 시인 왕지환의 '관작루에 올라'라는 한시 서예작품의 '갱상일층루(更上一層樓ㆍ누각을 한 층 더 오른다)'란 대목을 인용, "양국관계가 지난 국빈방문 이후 한층 더 격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도 "대통령님을 다시 한번 뵙게 되어서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지난 6월 이후 우리는 세번째 만남이다. 이 것은 우리 양국이 얼마나 긴밀하고 소중한 관계를 갖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화답했다.

한.중 정상은 6자회담에 대해 시각차를 드러냈지만 북한 핵에 반대하고, 북한의 추가 핵실험에 반대한다는 공통된 인식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북핵 문제에 있어서 시 주석의 생각이 예전보다 더 한국에 가까와 졌다는 평가도 있다.

에이펙 정상회담에서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이 보여준 모습은 최근의 한일관계, 한중관계의 현주소를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다.

한일관계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을 접견한 자리에서 "역사, 영토 문제에서 자꾸 퇴행적인 발언을 하는 일본 지도부 때문에 신뢰가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고 외교관계에서 이례적으로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반면 이명박 정부 때 악화일로를 걸었던 한중관계는 양국 지도자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원만한 관계가 지속되고 있다.

아베 일본 총리는 에이펙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일본을 떠나기 앞서 기자들에게 "한국, 중국 정상과 의견을 교환할 기회를 갖고 싶다"며 "대화의 문은 항상 열려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에이펙 행사의 50%가 종료된 7일 현재 아베 총리는 박 대통령과 의미있는 대화의 시간을 갖지 못했다.

물론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대화를 나눌 시간은 아직도 충분하다. 8일에도 정상세션2와 오찬 등의 일정이 예정돼 있고, 8일부터는 브루나이에서 아세안 국가들과의 정상회의가 열리기 때문이다.

특히 오는 10일에 아세안 + 3(한.중.일)정상회의와 동아시아 정상회의가 예정돼 있는 등 시간적 여유는 충분하다. 그러나 닫힌 마음이 열기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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