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남부 람페두사섬 해역에서 침몰한 배에 탑승했던 아프리카 난민 500여 명 중 113명의 주검을 확인했으나 여전히 200여명 이상이 실종된 상태여서 희생자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이탈리아 해안경찰은 4일(현지시간) 날이 밝자 람페두사섬에서 1㎞ 떨어진 곳에서 침몰한 길이 20m의 배에 탔던 난민들에 대한 수색작업을 재개했지만, 전날 150여명 이상을 구조한 것에서 큰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영국 BBC와 외신들이 보도했다.
수색팀 관계자들은 수십 구의 주검이 침몰한 배 안에 있을 것으로 보고 잠수부들을 동원해 이곳을 집중적으로 찾아볼 것이라고 밝혔다. 침몰한 배에 타고 있던 난민들은 소말리아와 에리트레아 출신이 대부분이다.
사고 현장을 방문한 이탈리아 안젤리노 알파노 내무장관은 사고 선박이 리비아 미스라타에서 출발했으며 람페두사섬 해역에서 기관고장을 일으키고 나서 침수되기 시작했고, 일부 승객이 불을 피워 지나가는 배에 신호를 보내려다 불이 배 전체로 번지면서 침몰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알파노 장관은 또 이 사고는 람페두사섬이 유럽의 관문이라는 점에서 비단 이탈리아뿐 아니라 유럽 전체의 비극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는 이날을 희생자들을 기리는 날로 정하고 이탈리아 전체 학교에서 1분간 묵념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
알파노 장관은 또 침몰한 배의 선장인 35세의 튀니지인을 체포했으며 이 남자는 지난 4월 이탈리아에서 강제추방된 남자라고 덧붙였다.
엔리코 레타 이탈리아 총리도 트위터를 통해 `형언할 수 없는 비극'이라며 깊은 애도를 표명했다.
지난 7월 람페두사섬을 방문해 아프리카 난민들에 대한 국제적 무관심을 비난했던 프란치스코 교황도 트위터 메시지를 통해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자고 촉구했다.
안토니오 구테레스 유엔난민최고대표는 성명을 통해 이탈리아 해안경비대의 빠른 구조작업을 높이 평가하며 지역 분쟁과 박해를 피해 도망 나온 난민이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상당수가 바다에서 생명을 잃는 것은 충격적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로 향하는 바다가 잠잠해지는 9, 10월께에는 아프리카와 중동 난민을 태운 배들이 이탈리아 남부 해안에 거의 매일 도착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시칠리아섬 해안 인근에서 배가 좌초되자 수영으로 해안까지 오려던 에리트레아 난민 13명이 익사하는 사고가 발생했었다.
한편 유엔난민기구(UNHCR)는 지난 2011년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오려던 난민이나 이주민 가운데 1천500명 이상이 익사했거나 실종된 상태이며 2012년에도 약 500명이 실종됐거나 숨졌다고 밝혔다.
또한, 올해 들어 지난달 30일까지 배를 타고 이탈리아에 도착한 난민 수는 3만100명이며 상당수가 시리아인(7천500명), 에리트레아인(7천500명), 소말리아인(3천명)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