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희 교수 "좌파가 절대 다수, 10년 내 한국사회 전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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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초청 강연에서, 불분명한 근거로 '노무현 때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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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향 역사왜곡 논란이 불거진 교학사 '고교 한국사' 집필자인 공주대 이명희 교수는 11일 새누리당 의원들을 상대로 한 강연에서, 현 국면이 유지되면 좌파에 의해 우리 사회가 전복될 것이라고 공포감을 조장했다.

게다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인지 아닌지 불분명한 언급을 제기하면서 노 전 대통령의 역사인식을 비난하는 학자답지 못한 태도도 보였다.

이 행사는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이 조직한 '새누리당 역사교실'의 두번째 강연이다. 김 의원은 지난 4일 첫 행사 때 "좌파와의 역사전쟁"을 선포한 바 있다.

주관적 판단에 의존한 좌파 헤게모니론

이 교수는 '한국사회의 문화 헤게모니와 역사인식'이란 발제문에서 이탈리아 좌파 학자인 안토니오 그람시의 헤게모니(주도권)론을 원용해 "좌파가 '범 문화계 진지구축'을 완료하고 후속 세대를 장악했다"고 밝혔다.

발제문에는 국내 출판계 9 대 1, 예술계 8 대 2, 교육계·언론계 7 대 3, 학계 6 대 4 등으로 좌파가 헤게모니를 잡았다고 적시했다. 심지어 연예계도 7 대 3으로 좌파가 장악했다고 적었다.

이어 "현 국면 유지시 10년 내에 한국 사회의 구조적 전복 가능하다", "현재 대한민국의 이념 관련 분야는 좌파가 이미 절대적 다수를 형성했고, 미래는 자신들의 편이라고 확신한다" 등의 자평을 담았다.

이 교수는 강연에서 "7 대 3, 6 대 4 등은 내 주관적 판단인데 각 분야 과반수가 이른바 좌파라고 하는 색깔을 가진 분들"이라고 말했다. 연예계까지 70%의 좌파가 장악했다는 충격적 주장에 비해 논리적 근거는 초라한 셈이다.

그는 "그런 점에서 우리가 이 부분을 자각하고 의식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우리 자신도 모르게 저쪽(좌파)으로 넘어갈 가능성 큰 것이 우리 사회"라면서 정파적 태도를 보였다.

이 교수는 자신이 쓴 한국사 교과서의 검정 통과에 대해 "(내가 소속된) 현대사학회의 문제제기에 대해 국민이 인정한 것이고, 좌파의 역사인식 틀이 붕괴된다는 의미"라며 "이에 따라 좌파의 불안감과 초조감 촉발됐다"는 논리를 폈다.

그는 "앞선 뉴라이트 교과서 포럼의 대안교과서는 '대한민국 대 종북'의 시민운동적 접근이었지만, 이번 교과서는 '자유민주주의 대 전체주의'을 축으로 한 학문적 접근"이라며 "그런데 대안교과서에 비해 (좌파에 의한) 공격이 상상을 뛰어넘고 있다. 색깔이 조금만 다르면 같은 색깔을 강요하는 게 저쪽 사람(좌파)들 특징"이라고 비난했다.

미확인 사실 가지고 '노무현 때리기'까지

이 교수는 난데없이 노 전 대통령을 거론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대한민국이 아예 잘못됐다고 많은 국민들이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대한민국을 전복하겠다는 주장이 수용될 토양이 조성됐다"는 주장을 하는 과정에서 이런 일을 벌였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한민국은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나라'라고, 대통령까지 지낸 분이 나라 성립 자체를 부정했다"며 "이 때문에 '잘못됐으니 뒤바꿔야 한다'고 많은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공격했다.

이 교수는 지난 7월 한국현대사학회장 취임 기념 강연 때도 "노무현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태어나지 말아야 할 나라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수치심을 느끼게 한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이 언제 어디서 이같은 발언을 했는지는 불분명하다.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민주당 김현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그런 언급이 있었다면 보수 언론이 가만히 있었겠느냐"고 어이없어 했다.

노 전 대통령의 언급이라는 내용으로 기사 검색을 해보면 최근 제주의 소리가 보도한 '제주4·3 왜곡 현길언, 양식 버린 老작가의 추락' 기사에서 '명백한 허위사실'로 지적된다.

기사는 "소설가 현길언씨가 모 계간지에 낸 글에서 '2003년 10월31일 노무현 대통령이, 태어나지 말아야 할 정부에 대해 저항한 4·3사태라는 내용의 담화문을 냈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육성파일을 통해서도 확인되지 않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는 내용이다.

이게 아니면 2006년 10월 하버드대 한국학연구소 관계자의 아시아타임스에 기고 중 "노무현과 김정일은 닮은 점이 많다. 대한민국은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고, 북한은 자위(自衛)를 위해 핵을 가질 권리가 있으며, 한미연합사령부는 없어져야 한다고 믿는다는 점에서다"라는 표현이 있는 정도다.

새누리당에서도 임시정부·광주정신 홀대 지적

이날 강연에 참석한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 교수에 대체로 찬동하는 분위기였다. 모임의 좌장인 김무성 의원은 "우리 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관 심는 교육을 해야겠다는 신념으로 역사교실을 시작했는데 자꾸 비판 보도가 나와 곤혹스럽고 여러분도 모욕감 느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광주 출신 유수택 최고위원은 "광주 시민들은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적 배경을 애국심이라고 생각한다. 3·1정신이나 4·19정신과 다를 바 없다"며 "교과서에서는 5·18을 단순히 시민들이 소요사태 일으켜서 군인들이 진압했다고만 서술했다고 들었는데, 다른 교과서들과 달리 교학사 교과서만 운동의 정신적 배경을 전혀 기술하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김을동 의원은 "대한민국의 건국은 임시정부로부터 시작됐다고 헌법에도 명기돼있는데, 뉴라이트 쪽은 건국이 해방 이후 이승만 대통령부터라는 식으로 주장해 많은 민족단체 사람들의 울분을 자아낸 적이 있다"며 "단어를 선택하는 데 있어 건국이라 하는 대신 '정부 수립'이라고 했더라면 이런 문제 제기는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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