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여수세계박람회장 매각을 위해 매각조건을 크게 완화해 민간 사업자 재공모에 나섰지만 공모 마감이 임박했는데도 입질을 하는 업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관련 기관들이 비상이 걸렸다.
여수세계박람회 재단은 지난달 12일 박람회장과 일부 시설에 대한 민간사업자 공모를 재공고했다.
지난해 말 1차 공모에서 고배를 마신 것을 반면교사 삼아 기존의 일괄 매각과 매각대금 방침을 분할 매각과 납부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조건을 크게 완화했다.
닷새 뒤인 17일에는 서울에서 투자설명회를 열어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마감시간이 다음달 12일로 20일도 채 남지 않았다. 하지만 여수시와 재단 측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현재까지 기업들의 입질조차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설명회 때도 30여 명의 기업인이 참석했지만 대기업은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해양수산부와 박람회 재단, 여수시 등은 기업 유치팀을 3팀으로 꾸려 유력 기업들을 직접 찾아가 공모 참여를 요청하는 고육지책을 내놨다.
그러나 경기가 워낙 위축된데다 기업들이 정부가 공모가 거듭될수록 보다 나은 조건을 제시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뜸을 들일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신평식 여수박람회 재단 이사장은 이미 지난달 "정부가 매각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장기 임대 전환하거나 매각대금 상환을 5년보다 늘리는 등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이는 정부가 선투자금 3천 8백억 원 회수에 몰두하기 보다 엑스포장 활성화를 우선해야 한다는 여수지역 여론과 맥락을 같이 하는 것이다.
2조 원이 넘는 돈을 들여 조성해 놓고 1년 넘도록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는 여수엑스포장 활성화를 위해 정부의 전향적인 정책변화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