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급증하는 실종 신고…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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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집·PC방 등 대부분 실종과 무관…'맥 빠지는' 경찰

 

중고등학교의 여름방학이 시작된 지난달 26일 오후, 112에 다급한 신고전화가 걸려왔다.

“아들이 보충수업이 끝나고 집에 올 시간이 지났는데 휴대전화마저 꺼져 있다”는 어머니의 울먹임이 담긴 전화였다.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낀 경찰은 신고가 접수된 진수(16·가명)의 행방을 찾아 나섰다.

진수의 인상착의와 옷차림 등을 접수해 학교와 친구 등에게 행방을 수소문한지 3시간여만에 결국 진수가 있는 곳을 알아낸 경찰은 허탈함을 감출 수 없었다. 진수가 휴대전화를 꺼놓고 친구들과 PC방에서 게임을 즐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집에 연락도 없이 여기서 이러고 있느냐”는 경찰관의 호통에 진수는 “휴대전화 배터리가 없어서···”라며 머리를 긁적였다.

앞선 25일 오후에도 112에 비슷한 신고전화가 접수됐다. “다투고 집을 나선 중학생 딸이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다급한 신고였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친구네 집에서 놀고 있는 민지(여·14·가명)를 찾아냈다. 민지는 “엄마와 다투고 집에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여름방학을 맞아 청소년들의 단순 가출과 늦은 귀가가 실종신고로 이어지면서 경찰관들을 허탈케 하고 있다.

경찰서 실종전담팀에 접수되는 신고 대부분은 청소년들이 부모의 간섭을 피해 휴대전화를 꺼놓거나 친구와 놀러가는 등 실종과 무관한 경우가 다수다. 이들과 숨바꼭질을 벌여야만 하는 경찰의 허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대전지방경찰청에 따르면 3월부터 6월까지 평균 50여건의 가출·실종 신고가 접수됐지만, 7월 한 달에만 76건이 접수됐다. 특히 이 가운데 7건을 뺀 69건이 혐의 없이 종결됐다.

경찰 관계자는 “청소년들이 잠시 집을 나간 뒤 가족에게 행선지를 알리지 않거나 일부러 휴대전화를 끄는 경우가 많아 이들을 찾기 위해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는 것은 예삿일이 됐다”며 “하지만 실제 사건과 연결될 수도 있기 때문에 사건이 접수되면 긴장을 늦추지 않고 아이를 찾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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