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으로부터 억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전군표 전 국세청장이 지난 1일 오전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송은석 기자)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윤대진 부장검사)는 2일 세무조사를 무마해 주는 대가로 CJ그룹으로부터 수억 원대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를 받고 있는 전군표 전 국세청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범죄혐의에 대한 소명이 있고, 금품수수가 직무와 관련돼 대가성이 있다"며 영장청구 이유를 밝혔다.
전 전 청장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3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321호에서 김우수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전 전 청장에 대한 구속여부는 이날 밤늦게 결정될 예정이다.
검찰은 전날 오전 전 전 청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약 14시간 동안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고, 조사 끝에 "범죄혐의에 상당한 이유가 있고 사안이 중대하다"며 앞서 전 전 청장에 대해 발부받은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검찰은 이미 전 전 청장에 대해 뇌물수수 혐의로 체포영장을 받아 둔 상태였지만 전 전 청장이 뒤늦게 자진출석 의사를 밝히면서 집행하지 않았다.
전 전 청장은 지난 2006년 국세청이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주식 이동 과정을 조사해 3500억 원대 탈세 정황을 확인하고도 세금을 추징하지 않은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전날 검찰조사에서 전 전 청장은 금품 수수 혐의에 대해 상당부분 인정하면서도 대가성은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청장은 금품 수수에 대해 "국세청장 취임에 대한 축하금 성격으로 받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 전 청장은 30만 달러와 시계 1점을 받았다고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검찰은 시계 역시 2점 모두 전 전 청장이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CJ 이재현 회장이 허병익 전 국세청 차장을 통해 전 전 청장에게 로비를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구속된 허 전 국세청 차장은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과 검찰조사 등에서 CJ그룹에 대한 세무조사를 앞두고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미화 30만 달러와 고가의 명품시계 2점을 받았다고 시인했다.
허 전 차장은 다만 제공받은 금품과 시계 2점 모두 전 전 청장에게 건넸다고 주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