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키 하야오. (자료사진)
일본 애니매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72) 감독이 일본의 헌법개정 추진 움직임과 위안부 문제등 일본 아베 정권의 역사인식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최근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스튜디오 지브리'가 발행하는 무료 소책자인 '열풍'에 '헌법 개정 등은 언어도단'이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또한 해당 소책자가 완판되자 18일 인터넷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책 내용을 실었다.
미야자키 감독은 기고된 글을 통해서 최근 아베 정권의 헌법 96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개헌조건 완화 움직임에 대해 "헌법을 개정한다는 것에대해 반대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선거를 치르면 득표율도 낮은데 그런 정부가 혼란을 틈타 거의 즉흥적인 방법으로 헌법을 개정하려고 하다니 정말 언어도단이다" 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또 "아베 정부나 정당표들의 역사 감각 부재와 올바른 견해의 부재에 어이가 없다"며 생각이 부족한 사람은 헌법 같은 것을 손대지 않는 편이 낫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일본 헌법 96조는 '헌법 개정은 각 의원의 중·참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국회가 발의하고, 국민에게 제안하여 승인을 얻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아베 정부는 이 헌법 96조의 내용 중 '중·참의원 3분의 2이상 찬성'에서 '과반 찬성'으로 개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베 내각이 최종적으로 이른바 '평화 헌법'인 헌법 9조를 개정해 자위대를 국방군으로 고쳐 군대 보유를 가능케 하려 한다"며 헌법 9조를 개정하기 위한 징검다리로 헌법 96조 개정을 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야자키 감독은 헌법 9조에 대해서도 소신있는 발언을 했다.
그는 "헌법 9조에 비추어 보면 자위대는 아무래도 이상하지만 그 편이 좋다"며 "(자위대를)국방군으로 하지 않는 편이 낫다"는 발언을 해 아베 정부가 최종적으로 꾀하는 국방군 보유에대해 대비되는 입장을 밝혔다.
미야자키 감독은 또 일본 정부의 역사 인식에 대해서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전쟁 전의 일본은 나쁘지 않았다'라고 말하고 싶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나빴던 것이다"라며 "위안부 문제도 각각의 민족의 긍지가 걸려있는 문제니만큼, 제대로 사죄하고 제대로 배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야자키 감독은 1941년 1월생으로 일본 애니메이션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린다.
1976년 '미래소년 코난' 이라는 애니매이션으로 데뷔했으며 1985년 스튜디오 지브리를 창립해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등 수많은 히트작을 배출했다. 또한 그가 연출한 신작 '바람불다'는 20일 일본 현지에서 개봉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