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에서 10대 청소년이 10대 소녀를 성폭행하려다 실패하자 살해한 뒤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한 '제2의 오원춘' 사건이 발생했다.
경기도 용인동부경찰서는 10일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심모(19) 군을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심 군은 지난 8일 저녁 9시쯤 용인시 기흥구 한 모텔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A(17) 양을 성폭행하려다 A 양이 반항하자 목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심 군은 A 양의 시신을 모텔 화장실로 끌고 가 공업용 커터칼로 수십차례에 걸쳐 무참히 훼손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의 엽기적인 살인 행각은 모텔에 설치된 CCTV에 그대로 드러났다.
심 군이 문제의 모텔에 투숙한 것은 8일 오전 5시 28분쯤 친구 최모(19) 군과 함께였다. 심 군은 이어 같은 날 오후 3시 30분쯤 평소 알고 지내던 A 양을 모텔로 유인했다.
A 양이 들어오자 심 군은 30여분 뒤 인근 편의점으로 가 성폭행할 때 위협할 용도로 문구용 커터칼을 샀다.
오후 7시 38분쯤 최 군이 모텔을 빠져나가자 심 군은 본색을 드러냈으나 A 양이 격렬하게 저항하자 목졸라 살해했다. 이어 시신을 훼손하는데 사용하기 위해 오후 9시쯤 인근 편의점에 가서 공업용 커터칼을 사 갖고 들어왔다.
CCTV에는 심 군이 다음 날인 9일 오후 1시 34분쯤 인근 마트에서 검은색 김장용 비닐봉투를 사갖고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A 양을 살해한 8일 오후 9시쯤부터 다음 날 김장용 비닐봉투를 사기 위해 모텔을 나간 오후 1시 16분까지 장장 16시간 동안 시신을 훼손한 것으로 추정된다.
심 군은 시신을 훼손하면서 살점은 변기에 버리고 뼈만 추려 김장용 봉투에 담은 뒤
9일 오후 2시 7분쯤 모텔을 나와 택시를 타고 처인구 자신의 집으로 왔다.
이어 집 마당 주거용 컨테이어 장롱에 비닐봉투를 숨겼다.
경찰은 심군이 시신 유기장소로 지목한 컨테이너 장롱을 수색해 10일 새벽 훼손된 시신을 수습했다.
특히 압수한 봉투에는 살점이 대부분 떨어져 나간 뼈조각 20여개만 들어있어 수사진들을 경악케 했다.
심 군의 부모는 심 군이 경찰에 자수할 때까지 이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심 군의 할머니 B(70) 씨는 "집이 좁아 심 군은 집 옆 컨테이너에서 따로 생활해 왔다"며 "평소 조용하고 말이 없는 성격이라 그런 끔찍한 짓을 한 줄 전혀 몰랐다"고 가슴을 쳤다.
경찰은 "범행 당시 심 군이 술을 마시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정신과 치료 병력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