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 마린시티에 위치한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반사되는 빛 때문에 피해를 보는 주민들에게 시공사가 억대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부산고법 제5민사부(박종훈 부장판사)는 25일 해운대 마린시티 인근 아파트 주민 50명이 해운대 아이파크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 항소심에서 34명에게 재산가치 하락 등 위자료 명목으로 1인당 132만∼687만원씩 모두 2억1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 아파트의 경우 건물에서 빛의 반사로 인해 사물을 알아볼 수 없는 현상이 연간 최고 187일 나타나고 이 현상의 연간 지속시간도 1시간 21분∼83시간 12분에 이른다. 이로 인해 원고들이 지속적으로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피고는 원고들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건축 당시 이 사건 각 건물의 주변이 일반상업지역으로서 일조시간에 관한 공법적 규제가 없었던 점, 건물 빛 반사로 인한 주거환경의 침해는 일조권의 침해와는 달리 그 침해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경미한 점"등을 이유로 들어 손해의 범위를 80%로 제한했다.
마린시티 초고층 건물과 직선으로 300m가량 떨어진 이 아파트 주민들은 여름철 해가 지기 직전, 햇살이 초고층 건물 외관 유리에 반사돼 거실로 들어와 눈을 뜰 수 없을 정도 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에서는 주민들이 패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