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받은 상처가 극단적 범행으로…" 아이살해 엄마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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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신의 아이를 살해하고 저수지에 버린 엄마가 자신도 가정폭력을 경험하는 등 불우한 어린시절을 겪은 것으로 드러나 아동학대나 가정해체 문제의 심각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최 모(37)씨는 경찰 조사에서 부모에 의한 가정폭력을 지켜보며 자랐다고 진술했다.

부모가 부부싸움 도중 흉기를 들고 찌르기도 했고, 이 과정에서 교통사고로 아버지가 숨지는 끔찍한 경험을 했다는 것.

이후 최 씨는 친척집을 전전하며 친척 집에서 부모의 보살핌없이 고아처럼 크면서 구박을 당해왔다.

이같은 불우한 어린시절은 최 씨의 마음과 인생에 쉽게 치유되지 않는 깊은 상처를 남겼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2007년 결혼을 했지만, 결혼생활도 순탄하지 못했다. 최 씨는 사소한 일에도 남편과 자주 다퉜으며, 지난 9월 가정 불화로 가출하면서 세명의 아들 가운데 자신을 많이 닮은 둘째 아들만 데리고 나왔다.

자신과 닮았다는 이유로 가족의 구박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 최 씨는 아들을 집에 남겨두면 괴롭힘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이 됐다고 여겼다.

특히, 자신을 닮은 아들도 마찬가지로 ''사회에서 학대받는다''고 느꼈고, ''아들이 학대받으며 사느니, 차라리 함께 죽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경찰에서 밝혔다.

그러나 가출해 지인 집에서 살면서 더욱 예민해진 최 씨는 극심한 불안과 스트레스를 시달렸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하지 못해 자주 울거나, 대소변을 잘 가리지 못한 아들에게 상습적으로 손찌검을 하기 시작했다.

최 씨가 자신이 과거 학대받았던 경험과 현재의 정신적·육체적 고통이 아들에 대한 증오로 까지 번지면서 결국 이번 범행으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이번 범행에 대해 전문가들은 가정폭력과 아동학대, 가정해체가 악순환하면서 극단적인 범죄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연쇄적인 아동학대를 줄이기 위해 사회복지와 관련된 제도 개선과 사회안전망 구축, 아동학대에 대한 지원체계 마련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남아동보호전문기관 박미경 관장은 "어린 시절 학대를 경험한 부모들 대부분은 어려운 상황에 처하면 자신의 감정을 잘 조절하지 못하고, 자식들을 개별적인 인격체가 아닌 자신의 소유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며 "이를 바꾸기 위한 사회적 인식의 전환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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