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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유학을 준비 중이던 20대 여대생을 오토바이로 친 뒤 조치 없이 달아나 의식불명에 빠뜨린 10대 폭주족 뺑소니범이 4개월 만에 결국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지난 1월 28일 오후 10시 16분쯤, 부산 중구 영주동 모 건물 앞에 있는 왕복 8차선 횡단보도.
동남아 지역 유명 대학을 다니던 중 프랑스로 유학을 가기 위해 잠시 귀국한 여대생 A(23) 양은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비명을 지르며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굉음과 함께 도로를 휘저으며 곡예 운전을 해오던 폭주 오토바이에 치인 것이다.
하지만 오토바이 운전자들은 긴급 조치 없이 자리를 그대로 떠나버렸고, A양은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사고를 접수한 경찰은 인근 CCTV 화면을 분석하고 목격자 확보에 나섰지만, 늦은 시간대인 데다 순식간에 벌어진 사고여서 오토바이 운전자를 정확하게 본 목격자를 찾을 수 없었다.
유일한 단서는 건너편 차로에 있던 시내버스 내 블랙박스.
블랙박스 화면도 어둠 속에 가려져 뺑소니범의 얼굴을 식별할 수 없었다.
경찰은 수사 방향을 바꿔 중구와 영도, 서부 등 인접지역에 있는 무면허 운전, 특수절도 혐의로 입건된 전과자 470여 명과 과속단속 등으로 스티커가 발부된 240여 명 등을 상대로 수사 범위를 좁히기 시작했다.
또, 10대 폭주족들이 자주 모이는 인터넷 오토바이 매매 사이트에 사고 당시 동영상을 올려 제보자를 기다렸다.
그러던 중 당시 사고 시간대 오토바이 절도 경력과 폭주 주의 대상인 김모(16) 군 등 2명이 휴대전화를 이용한 사실을 확인했고, 폭주족 사이트를 통해 서군 등이 사람을 치었다는 소리를 들었다는 익명의 제보를 받았다.
수사 착수 4개월 만에 용의자를 특정하게 된 경찰은 즉각 검거에 나섰고, 끝까지 범행을 발뺌하던 김 군 등은 경찰에 내민 증거자료에 결국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피해자인 A양은 사고 당시 충격으로 아직 거동이 불편하고 단기 기억 상실 증세를 보여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중부경찰서는 뺑소니 등의 혐의로 오토바이 운전자 김군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동승자 이모(16)군을 불구속 입건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A양이 사고 이후 자신이 꿈꾸던 모든 미래가 뺑소니 사고로 인해 모두 사라지게 됐다며 끊임없이 눈물을 흘려서 마음이 아팠다"면서 "반면 서군 등은 4개월 동안 버젓이 학교 생활을 하며 오토바이 폭주를 해왔고, 별다른 죄책감을 느끼지 않아 안타까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