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요건 강화한 개헌 반대, '윤어게인'의 연장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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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개헌안 표결 전원 불참

"선거 앞 개헌, 李장기독재 포석" 주장
동시에 '개헌자체는 찬성' 명분 싸움도
'개헌마저 여야 합의 실종' 비판 나오지만
野 '尹어게인 공천' 방치에 "국민 공감 못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분수대 앞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분수대 앞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추진된 '39년 만의 개헌'이 국민의힘의 보이콧으로 무산됐다.
 
사실 야권도 '87년 체제'의 낡은 헌법을 손보자는 대의엔 대체로 공감한다. 그러나 선거 직전 '개헌 드라이브'에 깔린 더불어민주당의 진짜 속셈은 '답정너' 식 내란 프레임이라는 게 국민의힘 측 입장이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친윤 공천' 문제를 사실상 방치한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지적할 명분을 스스로 퇴색시켰다는 비판도 나온다. 계엄에서 자유롭지 못한 인물을 선뜻 '컷오프'하지 못한 모습이나, 개헌반대 당론이나 큰 틀에서 '윤(尹) 어게인' 노선의 연장선상 아니냐는 지적이다.
 

개헌 저지 성공한 국힘 "개헌 반대가 계엄 옹호는 아냐"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5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 대한민국헌법 개정안이 상정된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하며 자리가 비어있다. 윤창원 기자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5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 대한민국헌법 개정안이 상정된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하며 자리가 비어있다. 윤창원 기자
민주당 등 6당이 발의한 개헌안의 핵심은 계엄요건 강화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국회 승인권을 도입하고, 국회의 계엄해제요구권은 계엄해제권으로 격상하겠다는 것이다. 불법 비상계엄의 재발을 막겠다는 취지인데, 국민의힘은 반대로 이재명 대통령의 장기 집권 포석이라고 본다.
 
국민의힘은 국회 본회의가 열린 7일 아침부터 청와대 앞 현장 최고위원회의로 공세에 나섰다. 장동혁 대표는 조작기소 특검법을 "이재명 독재로 가는 마지막 톨게이트"라고 직격하며, 개헌도 "독재 연장을 위한 정략적 술수"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재명과 이 정권은 헌법을 무시해 왔다. 있는 헌법도 안 지키고 온갖 위헌 법률을 만들었다"며 "한쪽에선 집을 때려 부수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유리창을 갈자는 것"이라고 맹공했다. 또 개헌의 진정성을 보이려면 △이 대통령의 '연임 불가' 선언 △조작기소 특검법안 즉각 철회 등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 의원 일동 명의로 낸 성명에서도 "법치주의 유린세력이 다수의 힘을 앞세워 자신들 입맛에 맞는 헌법 개정을 일방 추진하는 것은 국민을 배신하는 행위이자, 주권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국민의힘은 당일 본회의 개헌안 표결에 106명 전원이 불참했다. 개헌안 통과 정족수는 재적의원 3분의 2(191명)인데, 당일 투표엔 178명만이 참여했다.

그러면서도 개헌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개헌 반대가 곧 계엄 옹호는 아니라는 '명분 싸움'에 주력한 것. "졸속 누더기 개헌 폭주"라며 시점과 절차를 주로 때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대안으론 선거 후 여야 참여 '개헌특위'를 제안했다.
 
한 당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이렇게 개헌을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서두르는 속내는 뻔하다. '내란 동조 세력' 딱지로 선거를 쉽게 가보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尹어게인 공천' 논란엔 소극적…"국민, 어떻게 보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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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여당의 '진의'를 문제 삼는 야권의 메시지가 유권자들의 공감을 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국민의힘 내에서 거듭된 공천 문제를 결자해지하지 못한 모습이 '절윤'(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과는 거리가 멀다는 인식을 주고 있다는 얘기다.

"절윤을 강요 말라"며 충남 공주·부여·청양 보선 공천을 신청했던 정진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단적인 예다. 과거 해당 지역에서 4선을 지낸 정 전 실장은 윤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이었던 '원조 친윤'이다.
 
내란특검에 의해 기소된 그는 당초 이날 중앙당 윤리위원회의 복당 심사를 앞두고 있었다. 만약 윤리위가 공천 응모 자격을 인정하면,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곧이어 면접을 실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여론의 압박을 못 이긴 정 전 실장이 스스로 후보 신청을 무르며, 모두 없던 일이 됐다.

1주일간 지속된 '윤 어게인' 공천 논란을 종결한 주체가 당 지도부나 공관위가 아니었던 것. 정 전 실장과 사돈 사이인 박덕흠 공관위원장은 앞서 이번 논란을 두고 "(당에) 윤 전 대통령과 관계되지 않은 분이 없지 않나"라고 반문하기도 했었다.

단수 공천이 일찌감치 확정된 후보들도 새삼 도마에 오르는 중이다. '윤 어게인' 세력을 두고 "윤 전 대통령이 공정한 재판을 받기 원하는 분들"이라고 옹호했던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대구 달성군), 김태규 전 방통위 부위원장(울산 남구갑), 이용 전 의원(경기 하남갑) 등이다. 최근 보수 유튜브에서 "(윤 전 대통령이) 이 나라를 지키려고 계엄을 했다"고 한 김석훈 후보(경기 안산갑)도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한 야권 관계자는 "공천은 개헌과 별개 이슈"라고 전제하면서도 "'친윤' 공천은 방치하면서 개헌에 반대하는 당을 보며 국민이 어떤 생각을 하겠나"라고 했다.  

민주당 등 범여권은 8일 오후 본회의에 개헌안을 재상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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