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급 착취 끊자" 공공부문 '하도급 금지' 원칙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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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공공부문 도급 운영 개선방안' 발표…도급 노동자 노동조건·고용안정 강화
최저 낙찰하한율 상향 조정…공공부문 '쪼개기 계약' 퇴출
굳이 하도급 활용하려면 '적정성 사전심사제' 거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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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공공부문 동일·유사 업무 종사자 간 불합리한 임금격차를 해소하고, 다단계 하도급 구조를 원칙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개선안을 내놨다.

고용노동부는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영훈 노동부 장관 주재로 '노동안전 관계 장관회의'를 열고, 관계부처 합동으로 '공공부문 도급 운영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하도급 54%가 수의계약…낙찰률 낮을수록 노동자 처우 악화

개선방안은 "공공부문에서 착취적 하도급에 대한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고 개선하라"는 이재명 대통령 지시에 따라 마련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 8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발전·에너지·공항·철도·도로·항만 6개 분야 584건에 대한 실태조사와, 도급 노동을 많이 활용하는 기관 112건에 대한 현장 심층조사를 진행했다.

분야별 계약 현황(위, 건수)과 업무별 노무도급 유형(아래). 고용노동부 제공분야별 계약 현황(위, 건수)과 업무별 노무도급 유형(아래). 고용노동부 제공
조사 결과 6개 공공기관에서 원도급 460건, 하도급 124건씩 도급 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확인됐다. 원도급은 경쟁입찰이 55.9%로 절반을 넘었지만, 하도급은 수의계약이 54.0%에 달했다.

특히 낙찰률이 낮아 도급금액이 낮거나, 다단계 하도급을 거치면 임금 등 처우가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에너지·철도·도로 분야를 중심으로는 동일·유사 업무 종사자 간에도 임금 격차 문제가 29건 확인됐다.

또 도급 계약 기간이 1년 이하로 짧은 경우가 절반을 넘어 단기계약을 반복 체결하는 등 고용불안을 부르는 문제점도 확인됐다.

일반용역 낙찰하한율 2%p 높이고 인건비→이윤 빼돌리기 막아 '적정 임금' 보장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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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당국은 우선 당장 도급노동자의 적정 임금 수준을 보장하기 위해 청소, 경비, 시설물관리 등 일반용역의 최저 낙찰하한율을 현행 87.995%에서 2%p 가량 상향 조정하도록 추진한다.

또 단순노무용역이나 정규직으로 전환된 자회사 노동자와 수의계약을 맺을 때에도 예정가격을 계약에 반영하도록, 향후 마련할 관련 가이드라인에 반영하기로 했다.

노무비는 산출내역서에 명확히 구분해 명시하고, 임금과 퇴직급여 외에 이윤, 일반관리비로 전용하거나 이익잉여금으로 환수하지 못하도록 막는다. 이를 위해 전자조달 시스템인 하도급지킴이, 상생결제 등을 활용하고, 건설업 등에서 쓰이던 노무비 전용계좌도 모든 공공부문에 확대할 예정이다.

이처럼 최저하한율을 높여 도급 금액을 올리고, 노무비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임금 등 외 용도로 쓸 수 없도록 막으면 자연히 노무비가 올라 노동자들의 처우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규직 전환 인력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급식비 △복지포인트 △명절상여금 '복지 3종'은 전환 이후에도 계속 총인건비 인상률을 산정할 때 제외해두도록 지침에 담는다. 교대제를 개편하거나 복리후생 시설을 이용할 때 도급 노동자에 대한 차별을 없애고, 저임금 계약직의 임금격차를 단계적으로 완화하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도급계약 최소 2년 보장…'다단계 하도급' 원칙적 금지

더 나아가 이들의 고용 안정을 위해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도급계약 기간을 2년 이상 보장한다. 아울러 근로계약 기간도 도급계약 기간과 똑같이 설정해 이른바 '쪼개기 계약'을 예방한다. 일시적 사업이거나 2년 내 사업이 끝날 예정인 경우는 예외로 인정하더라도, 사업 수행에 필요한 전체 기간에 대해서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방침이다.

다만 이에 대해 노동부는 "정규직 전환과는 별개로 노동자의 고용안정을 위한 조치"라고 강조하고 "기간제법상 정규직 전환 해당 여부 등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해 판단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또 만약 도급업체가 바뀌어도 고용이 유지되도록 입찰 단계에서 단순노무용역 및 사내도급은 고용승계 확약서를 받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약서에 고용승계 사항을 명시할 예정이다.

고질적 문제인 다단계 하도급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공공부문 하도급은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도급계약서에 원도급사 직접수행 원칙을 명시하되, △신기술 또는 특수공법 활용이 필요한 경우 △발전소 등 핵심 설비에 대해 일정 주기로 단기간 진행하는 점검·수리 업무처럼 일시·간헐적 업무 등 불가피한 사례는 예외를 허용한다.

예외적으로 하도급을 활용할 경우 올해 하반기 '하도급 적정성 사전심사제'(가칭)를 도입한다. 원도급사가 하도급 사전심사위원회를 운영해 하도급 필요성과 동일·유사업무 여부, 하도급 예정가격 및 하도급 기간의 적정성 등을 심사하고, 발주기관이 이를 승인하는 절차를 거치도록 한다.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도급 준수' 반영…정부 "예산 부담, 감당 가능한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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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번 방안을 추진하면서 기존 공공부문의 하도급 관계를 일괄 폐지하거나, 직접 고용 형태로 바꾸는 것은 아니다. 노동부 김수진 근로기준정책과장은 "이번 방안은 불필요한 하도급 확산을 방지하는 데 초점을 뒀다"며 "신규 계약이나 재계약 시 사전심사위원회를 통해 하도급 활용의 적정성을 엄격히 따지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국은 이처럼 불공정한 하도급 관행을 타파하더라도 예산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과장은 "예산 수반 필요성에 대해서는 관계 부처와 충분히 공감대를 형성했고, 정부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상세히 추계할 예정"이라면서도 "실태조사 결과 대부분의 기관은 큰 문제가 없었으므로, 일부 문제가 있는 기관을 중심으로 대책을 적용하면 재정 소요가 감당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즉시 이행 가능한 과제부터 추진하면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공공부문 적정 도급 운영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준수 여부를 지도 점검하고 그 결과를 경영평가에 반영할 방침이다.

김영훈 장관은 "이번 개선방안을 통해 공공부문이 '모범적 사용자'로서 투명하고 공정한 도급 운영 체계를 확립하고, 상대적으로 취약한 도급 및 정규직 전환 자회사 노동자의 노동조건과 고용안정을 실질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또 "공공부문을 시작으로 민간에서도 공정한 도급관행을 확산시켜 일하는 모든 노동자들이 노동의 형태와 관계없이 오롯이 존중받고 차별없이 대우받는 일터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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