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박사방 닮은꼴 보복대행 조직…경찰 수사망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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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기반·개인정보 협박 유사점
최대 사형·무기 범죄단체조직죄 꺼내
박사방 등 디지털성범죄 형량 견인
전문가들 "처벌 의지 강하게 표명"

배달의민족 외주사에 상담사로 위장 취업해 고객 정보를 빼돌려 사적 보복 범죄에 악용한 일당의 총책 정모씨가 지난 3일 서울 양천경찰서에서 검찰로 구속 송치되는 모습. 연합뉴스배달의민족 외주사에 상담사로 위장 취업해 고객 정보를 빼돌려 사적 보복 범죄에 악용한 일당의 총책 정모씨가 지난 3일 서울 양천경찰서에서 검찰로 구속 송치되는 모습. 연합뉴스
돈을 받고 남의 집에 오물을 뿌리거나 래커칠을 하는 이른바 '보복 대행' 범행을 쫓는 경찰이 2020년 디지털 성범죄 사건 '박사방' 사건과 유사하다고 분석하고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보안 메신저 텔레그램을 통해 범죄조직을 운용하고, 개인정보를 유출해 협박을 일삼는 등 범죄 양태나 특징 면에서 겹치는 점이 여럿 발견됐기 때문이다. 경찰은 말단 직원뿐 아니라 총책이나 범행 의뢰인 등까지 수사망을 넓히며 검거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우선 두 사건 모두 대량의 개인 정보 노출이나 유출 현상이 있었다. 박사방 사건의 경우, 주범 조주빈은 피해 여성과 유료 회원 개인정보를 빼돌려 협박 및 강요 수단으로 삼았다. 조씨 일당은 당시 사회복무요원으로 일하던 최모씨를 통해 200여 명의 개인정보를 불법 조회까지 했다.

보복 대행 범죄 역시 불법 개인정보를 범행에 활용했다. 서울 양천경찰서에서 최근 구속 송치한 일당은 배달의민족 외주사에 상담사로 위장 취업한 피의자로부터 개인정보를 넘겨받았다. 일당에 정보를 넘긴 위장취업 상담사는 대가로 수천만원을 챙겼다. 이들은 배달앱이 아닌 다른 기관에서도 개인정보를 빼낸 것으로 조사됐다.

익명성과 보안성이 높은 메신저 텔레그램을 범행의 본거지로 삼은 적도 유사점으로 꼽힌다. 박사방 조직은 텔레그램을 기반으로 철저한 익명 기반 운영 체제를 갖췄다. 금전 거래도 무조건 가상화폐를 이용했다. 경찰이 텔레그램 협조와 서버 소재지 파악 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신원 특정에 난항을 겪은 배경이다. 보복대행 범죄도 마찬가지로 모든 범행 과정에서의 소통을 텔레그램에서 하고 금전거래도 가상화폐를 통한다.

이런 유사점 때문에 경찰은 박사방 사건과 마찬가지로 보복 대행 범행 피의자들에게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했다. 법정형이 사형, 무기 또는 장기 4년 이상으로 일반 범죄보다 형량이 무겁다.

    
그간 박사방처럼 디지털성범죄의 선고형량을 견인한 것은 범죄단체조직죄였다. 경찰은 이에 착안해 보복 대행 일당에게도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했다. 범행 관련자들 형량을 강화할 뿐 아니라 의뢰자를 공범 및 교사범으로 의율해 수사할 길을 열기 위해서다.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오윤성 교수는 "범죄단체조직죄는 최고 무기나 사형까지 가능하다"라며 "굉장히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의지를 표명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이윤호 명예교수는 "보복 대행과 박사방 둘다 범죄 피해가 심각하고 범인을 잡기도 힘든 심각한 범죄"라며 "국가가 포털 등 온라인 공간에 대한 관리 책임을 갖고 범죄로 돈을 버는 행위를 묵인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양천경찰서에 전담팀을 구성하고 보복 대행 범죄에 대한 집중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지난 6일 기자간담회에서 "(보복대행 조직이) 경찰 수사 대응을 준비한다고 하는데 경찰이 박사방 등 유사 사건을 수사한 경험이 있다. 결국 경찰 수사로 다 잡힐 것"이라면서 "텔레그램 협조가 없더라도 의뢰자 등 상선을 잡을 수사 기법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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