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돌아 등판…오세훈의 전략 미스 결정적 3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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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①'절윤 결의문' 후 너무 빨랐던 태세 전환
②"불출마 없다"며 지도부와 애매한 대치
③이정현 사퇴 등 '공천 파행' 책임론

오세훈 서울시장이 6·3지방선거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자 추가 공천 접수 마감일인 17일 오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공천 신청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류영주 기자오세훈 서울시장이 6·3지방선거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자 추가 공천 접수 마감일인 17일 오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공천 신청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류영주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세 번에 걸친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 접수 끝에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그동안 '윤석열 절연'에 이어, 장동혁 대표 2선 후퇴를 전제한 혁신선거대책위원회 출범을 선결조건으로 요구하며 후보 등록을 거부한 오 시장이었지만, 얻어낸 것은 없다. 당 안팎에서 '오세훈 판정패'라는 말이 나온다.

오 시장은 17일 뒤늦게 등판을 공식화하면서도 결심이 지연된 이유는 지도부에 넘겼다. 오 시장은 "장 대표와 지도부는 국민이 납득할 만한 변화 의지를 보여주지 않았다. 지도부의 모습은 수많은 후보들과 당원들을 사지로 내모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오 시장의 요구는 수용되지 않았고, 오히려 공천관리위원장 사퇴 소동 등 잡음만 키웠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오 시장의 승부수가 빗나간 세 장면을 꼽아봤다.
 

①너무 빨랐던 '절윤 결의문' 환영

전략이 흔들린 첫 순간은 당 노선 전환을 줄곧 요구해 온 오 시장의 '너무 빠른' 태세 전환이 거론된다. 오 시장은 지난 9일 국민의힘 의원 전원 명의로 윤석열 절연 결의문이 나오자마자 "의미 있는 변화가 시작됐다"며 페이스북에 환영 성명을 냈다.

특히 "수도권 출마자들이 선거에 임할 최소한의 발판이 마련됐다"고 적었다. 이틀 전만 해도 "당 노선 정상화라는 선결 과제를 풀지 않는 이상, 후보 접수와 경선이 무슨 의미가 있나"라며 장 대표를 강하게 압박했던 것에 비하면 훨씬 완곡해진 톤이다. 절윤 선언을 주도한 지도부에 "다행스럽고 감사하게 생각한다"고도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오 시장이 '공천 신청 보이콧'으로 절윤 결의를 이끌어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가 다수 나왔다. 국민의힘 의원 상당수가 오 시장의 공천 신청 거부를 심각한 사태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후 절윤 결의문만 나왔을 뿐, 부합한 후속 조치는 전무하다는 지적들이 국민의힘 소장파 내에서 터져 나왔고, 이에 발맞춰 오 시장도 11일 "국민들은 실천을 기다리고 있다"며 구체적 행동을 보이라고 지도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그러자, 당내 분위기도 바뀌었다. 마찬가지로 장동혁 지도부에 비판적이지만 일찌감치 공천을 신청했던 윤희숙 전 의원은 "발판까지 마련된 마당에 장수가 자신의 역할을 시작하지 않는 것을 보며 도대체 누가, 그가 든 깃발로 힘을 얻겠나"라고 오 시장을 비판했다.
 

②"불출마 없다"며 지도부와 애매한 대치

지도부와의 대치 국면에서 취한 '애매한' 입장 역시 전략적 효과를 반감시켰다.
 
실제로 오 시장은 선거를 뛸 만한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다며 장 대표를 계속 직격하면서도, 불출마 또는 무소속 출마설에 대해서는 "억측이다. 선거(경선)에 참여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설령 지도부가 끝까지 오 시장측 요구를 받지 않더라도 공천은 신청할 것이란 인상을 남긴 것이다.

겉으론 장 대표를 비판하면서도 동시에 물밑에선 장 대표에게 공동선대위원장직을 제안하는 것도 자가당착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한 초선 의원은 "결국 본선에서 불리할 것 같으니 핑계를 찾는 느낌"이라고 봤고, 또다른 당 관계자는 "직을 던지는 충정보다는 '떼쓰기'에 가까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우측)와 이정현 중앙당 공천관리위원장(좌측). 연합뉴스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우측)와 이정현 중앙당 공천관리위원장(좌측). 연합뉴스

③이정현 사퇴 등 '공천 파행' 책임론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의 돌연 사퇴도 오 시장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

이 위원장은 오 시장이 공천 추가 신청을 거부한 다음날인 13일 "변화와 혁신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며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해보려고 했지만, 생각했던 방향을 더 이상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전격 사퇴했다. 대구 '현역 중진 컷오프'를 둔 내부 이견도 있었지만, 오 시장의 연이은 보이콧이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전언이다.

이 위원장이 전권을 약속받고 가까스로 복귀했지만, 한차례 뒤틀린 공천 일정은 회복되지 않았다. 공관위 파행 책임이 일정 부분 오 시장에게 향하면서, 그의 '혁신 요구' 메시지도 힘을 잃었다. '검증의 시간'이기도 한 공천 스케줄을 이토록 늦추며 얻어낸 '실리'가 무엇이냐는 물음표가 나오는 상황.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혁신의 목소리도 울타리 안에서 내야 영향력이 있다. 링 안에서 '장동혁 디스카운트'를 때리다가, 공천 불이익이라도 받으면 그게 오히려 명분이 서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결과적으로 오 시장의 이번 행보는 당내 건전한 비판세력의 리더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하기보다, 전략적 계산이 반복적으로 빗나가며 대안 리더십에 상처를 입게 된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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