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레인보우로보틱스 본사 전경. 김지은 기자검찰이 삼성그룹의 자회사로 코스닥의 '공룡주'로 급성장한 레인보우로보틱스 임직원 등의 미공개정보 이용 등 혐의에 대해 수사 중인 가운데 수사선상엔 회사 임직원 등의 가족과 친척, 장모에 지인까지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레인보우로보틱스에 대한 삼성의 투자, 인수 등 주요 이벤트 때마다 해당 정보가 공개되기 전 주식을 매수한 뒤 다시 팔아 이득을 봤다. 심지어 관련 업무를 수행했던 당시 삼성전자 직원의 친척은 주요 정보 공개 직전 자녀들 명의 계좌까지 동원해 단 5분 만에 22억 원어치 주식을 사들이기도 했다.
온 가족 다 사고 모임 멤버까지 모두 샀다
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고발 및 수사의뢰를 접수한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수부는 회사의 임직원 등과 그 가족, 친척, 지인 등 16명(고발 2명, 수사의뢰 14명)을 대상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2022년에서 2024년 사이 삼성이 레인보우로보틱스에 잇따라 지분을 확보하고 최종 인수하는 과정에서 해당 주요 정보에 접근 가능한 내부자들로부터 정보를 취득한 주변인들이 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얻었다고 의심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검찰에 접수한 고발장 등에 따르면, 레인보우로보틱스 대표이사 A씨의 장모와 친형은 해당 기간 주요 정보가 공개되기 직전 회사 주식을 사고 팔아 수천만 원에서 1억 원 넘게 이득을 본 것으로 조사됐다. 두 사람은 주요 이벤트 정보 공개 전 매수, 정보 공개 직후 매도하는 매매 양태를 보였는데, A씨로부터 미공개정보를 받아 부정한 거래를 한 의혹을 받고 있다.
개발부서 팀장급 B씨와 그 배우자는 2024년 12월 31일 삼성의 최대주주 지위 확보 및 인수 소식이 발표되기 전 갑자기 주식을 대량 사들여 각각 1억원 넘게 이익을 본 것으로 조사됐다. 그 과정에서 매수 자금 마련을 위해 부부가 나란히 약 3억 원의 대출을 일으키는 등 그 방식과 시기 등이 겹쳐 두 사람이 공모해 미공개정보를 이용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연구부서의 팀장급 C씨의 경우 배우자와 모친, 부친 등 온 가족은 물론 같이 활동하는 모임 멤버 2명까지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이들은 2023년 1월 3일 삼성의 레인보우로보틱스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참여 소식이 발표되기 전 대량 매수를 통해 1천만 원에서 수천만 원가량 이득을 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C씨 배우자와 모임 멤버 중 한 명은 정보 공개 바로 전날인 1월 2일 오후 비슷한 시점에 각각 3억원 상당의 주식을 매수하는 등 매우 유사한 매매 양태를 보여 C씨로부터 공통되게 미공개정보를 전달받았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삼전 직원'도 수사 대상…외삼촌 '5분에 22억원' 매수
삼성전자 인수 업무를 맡았던 당시 삼성전자 직원 D씨는 모친과 외삼촌에게 관련 정보를 흘린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D씨 외삼촌은 삼성의 인수 소식 발표 바로 전날인 2024년 12월 30일 오후 본인 아들과 딸 명의까지 동원해 모두 22억원어치의 주식을 단 5분 만에 대량 매수했다가 발표 직후인 1월 초쯤 전량 매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당국은 외삼촌과 모친의 부당이득을 약 9억 원 이상으로 추산하고 D씨를 검찰에 고발했다. D씨는 지난해 삼성에서 문책을 받고 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이사와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알려진 경영지원부장, 팀장급 직원 등 임직원이 이번 수사선상에 오른 데 이어 그 가족, 친척, 지인까지 미공개정보로 부당이득을 얻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비난 여론이 커지고 있다. 관련 정보를 알지 못한 채로 투자 결정을 했던 일반 투자자들도 피해자지만, 특히 삼성의 투자 및 인수 정보를 알지 못한 상황에서 임직원과 그 가족·친척·지인들에게 주식을 상대적으로 저가에 매도한 투자자들은 직접적인 피해자이기도 하다.
카이스트 연구진들이 설립한 국내 토종 로봇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삼성전자의 거듭된 투자와 인수가 이뤄지면서 가치가 급상승했고, 2021년 코스닥 상장 당시 공모가 1만 원에서 최근 주가 80만 원을 넘나들며 코스닥 5위권 내에 자리하고 있다. 또 최근 시가총액 10조 원을 돌파하며 10조클럽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CBS노컷뉴스 취재진은 수사를 받는 임직원과 그 가족의 입장 등을 듣기 위해 지난 9일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레인보우로보틱스 본사를 찾았지만 당사자들을 만날 수 없었고, 해명도 듣지 못했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 회사 역시 전할 입장이 없다는 반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