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선제 투자·쿠팡 청문회 변수…한미 협상 압박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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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본과의 투자 속도 차이 지적할 가능성 높아

日 52조원 1차 투자 확정…특별법 공전 韓 '발등에 불'
美전문가 "한국에 더 많은 압력 가해지고 있어"
정부, 위기감 속 실무 협상단 급파…사업성 확보 관건
쿠팡 청문회 변수 부상…韓 제재 문제 통상 이슈로 번지나

연합뉴스연합뉴스
미국이 관세를 무기로 한국과 일본에 대미 투자를 압박하는 가운데, 일본이 선제적으로 프로젝트 이행에 나서면서 한국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있다. 우리 정부는 일본과 속도전을 벌이는 동시에, 미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프로젝트 사업성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여기에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빚은 쿠팡 대표가 미국 의회 청문회에 출석할 예정이어서, 결과에 따라 쿠팡 사태가 한미 통상 협상에 추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日 '52조' 1차 투자 확정…특별법 공전하는 韓 '발등에 불'


21일 산업통상부와 외신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 결과에 따라 약 5500억 달러(약 796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 가운데 첫 3개 사업을 공식 이행하기로 했다. 해당 사업 규모는 360억 달러(약 52조 원)로, 이 중 330억 달러(약 48조 원)가 미 오하이오주 가스 화력발전소 건설에 투입된다. 발전 용량은 9.2GW로, 대형 원자력발전소 7~9기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와 함께 텍사스주 석유 수출 시설에 21억 달러(약 3조 원), 조지아주 인공 다이아몬드 합성 설비에 6억 달러(약 8600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미국은 대미 무역흑자국인 한일 양국을 상대로 에너지·핵심 광물 분야 투자를 집중 요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SNS 트루스소셜에 "오하이오 가스 발전소는 역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며 "미국의 액화천연가스(LNG) 시설은 에너지 수출 확대를 이끌고, 핵심 광물 시설은 외국 의존을 끝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로젝트가 지연되고 있는 한국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미 투자가 조속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한국에 25% 관세를 재부과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대미투자특별법'이 국회에서 처리되지 않으면서 사업은 첫발도 떼지 못하고 있다. 여야가 다음 달 초 특별법 처리에 합의했지만, 최근 사법개혁 법안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되며 처리 여부는 불투명해졌다.

미국의 압박은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 일본이 '불평등 협약'이라는 일각의 비판에도 투자를 확정하며 트럼프의 요구에 화답한 반면, 한국은 입법 공백을 이유로 이행 의지를 의심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재인상 경고 당시 일본과의 논의 속도 차를 거론하며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필립 럭 경제프로그램 국장은 19일(현지시간) CSIS 토론회에서 "일본은 미국의 다른 많은 파트너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다"며 "일본이 실질적이고 가시적인 투자를 가장 먼저 단행하면서 한국과 다른 국가들에 더 큰 압력이 가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브루킹스연구소 앤드루 여 한국석좌도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과 일본을 비교하며 '도쿄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보라'고 말할 가능성이 있다"며 "일본은 이미 합의를 이행해 투자가 진행되고 있는데, 한국은 어디까지 와 있느냐고 압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 실무 협상단 美 급파…수익성 확보가 관건

산업부 박정성 통상차관보. 연합뉴스산업부 박정성 통상차관보. 연합뉴스
위기감이 커지자 정부는 산업부 박정성 통상차관보를 단장으로 한 실무 협상단을 18일 미국에 급파했다. 한국이 대미 투자를 지연하고 있다는 인상을 불식시키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실무단은 미 상무부 관계자 등을 만나 투자 후보군을 제시하고 상업적 타당성을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미국은 한국 측에 루이지애나 LNG 터미널 사업 투자를 구체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걸프코스트에 대규모 수출 인프라를 구축해 미국산 LNG를 전 세계에 공급하는 사업이다. 기존 사모펀드 등이 보유한 설비나 지분을 한국이 매입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대대적인 시설 확장을 승인하는 등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

원전 건설 카드도 거론된다. 미국은 대형 원전 시공 역량이 부족한 만큼, 경험이 많은 한국과의 협력을 기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한국의 신규 노형인 'APR1400'을 건설하려면 한국수력원자력의 북미 진출을 제한한 '웨스팅하우스 합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결국 관건은 협상 과정에서 한국의 산업적 이익을 얼마나 확보하느냐다. 일본과의 협상 흐름을 주시하면서 미국의 요구와 국내 산업 수익성, 핵심 광물 공급망 강화 전략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정교한 협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美 '쿠팡 청문회' 변수…통상 협상 부담으로 번지나

박종민 기자박종민 기자
여기에 미국 의회 청문회에 오르는 '쿠팡 사태'도 또 다른 변수다. 미 하원 법사위원회는 23일(현지시간) 열리는 청문회에 쿠팡 해럴드 로저스 임시대표의 출석을 요구했다. 쿠팡Inc는 "문서 제출과 증언에 전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청문회에서 한국 정부의 쿠팡 제재를 문제 삼을 경우 통상 마찰로 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미는 지난해 말 디지털 통상 합의 내용을 팩트시트에 담았지만, 후속 협의는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미국 정가에서는 쿠팡 사안을 망 사용료, 고정밀 지도 반출 문제와 함께 미국 기업 차별 사례로 거론하고 있다.

애덤 패러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담당 보좌관은 최근 CSIS 팟캐스트에서 "쿠팡 사안은 사실상 미국과 한국 간의 지정학적 이슈로 전환된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이 한국 정부가 자국 기업을 부당하게 겨냥했다고 판단할 경우 한국은 상당한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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