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민 전 검사. 류영주 기자"직접 증거가 없는 이 사건에서, 김건희 특검은 이 사건 주요 공소사실 요건인 '김상민 전 검사가 이 사건 그림(이우환 화백 그림)을 직접 구매했고, 그림을 김건희씨에게 제공했다'는 사실의 증명에 실패했습니다."김상민 전 검사가 김건희씨 측에 이우환 화백의 그림을 건네고 총선 공천 등을 청탁한 혐의에 대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김 전 검사는 국회의원 선거 출마를 준비하며 선거 차량 대납비를 받은 혐의에 대해선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으나, 법원이
"특검이 공소사실 증명에 '실패'했다"고 못박으면서 김건희 특검팀은 체면을 재차 구기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이현복 부장판사)는 9일 청탁금지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 전 검사의 선고 공판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추징금 4100여만 원을 선고했다.
앞서 김 전 검사는 1억 4천만원 상당의 이우환 화백 그림 '점으로부터 No. 800298'을 구매한 뒤 2023년 2월쯤 김씨 측에 전달하면서 2024년 4·10 총선 공천 등을 청탁한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김 전 검사는 총선 출마를 준비하면서 사업가 김모 씨에게 선거용 차량 대여비와 보험금 등 명목으로 4천여만 원을 불법 기부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도 받는다.
공소기각 피했지만…法 "특검의 증명 실패"
이날 재판부는 "특검이 이 사건 범행(그림 전달)의 일시, 장소를 2023년 2월경 불상지 등으로 다소 포괄적으로 기재했다 하더라도 전체적으로 공소사실은 특정할 수 있는 한계 내에 있다"며 "이 부분 공소제기는 적법하다 판단한다"고 김 전 검사 측의 '공소기각'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특검이 김 전 검사와 김씨의 밀접한 관계를 비롯해 이우환 화백 그림이 김씨가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던 귀금속과 같은 가방에서 발견된 정황 등을 증명하는 데는 성공했다고 봤다.
다만 재판부는 결과적으로는 특검이 ① 김 전 검사가 이우환 화백 그림을 직접 구매했다는 사실과 ②해당 그림을 김씨에게 제공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데는 실패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우선 특검의 증명만으로는, 김진우씨가 직접 그림 구매 비용을 부담했을 가능성을 모두 배제하기 어렵다고 봤다.
특검 측에 의하면, 그림이 구매된 시기는 김건희씨와 김 전 검사가 매우 밀접한 관계였을 때였다. 김 전 검사와 김씨는 2022년 7월경 만나 교류를 시작했다. 이후 김 전 검사와 김씨는 법률 자문을 해주는 사이가 됐고, 2023년 9월에는 '일반인이 상상할 수 없는' 비화폰 통화까지 할 정도로 밀접한 관계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특검 주장과 달리 '시기'에만 주목하지 않았고, '실현가능성'을 따졌다. 김 전 검사와 김진우씨의 현금 충당 여력을 모두 살핀 재판부는 마이너스 통장 한도 3억에 거의 육박한 '마이너스 2억 6천' 계좌 잔고를 보유하던 김 전 검사보다는, 진우씨에게 그림 구매를 위한 현금을 마련할 여력이 더욱 존재했다고 봤다.
연합뉴스이에 재판부는 "김진우씨가 그림 구매 비용을 부담했을 가능성을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 없이 배제할 정도에 이르렀다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뿐만 아니라 재판부는 해당 그림이 2023년 2월 김진우씨에게 교부돼 김진우씨가 계속 보유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그림의 이동경로에 대한 3가지 가능성을 열어뒀다. ①김진우 교부→김진우 보유 ②김진우 교부→김건희→김진우 보유 ③불상의 경로→김건희 교부→김진우 보유 등이다.
재판부는 "김진우씨가 김건희 특검 수사 개시 이후인 2025년 7월경 자신의 장모 집에 그림을 옮겨 보관했다는 정황은 특검의 증명에 의해 인정된다"면서도 "이같은 정황이, 위 3가지 가능성 중 김진우씨에게 그림이 교부돼 계속 보유한 상황이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정치자금법은 징역형 집행유예
다만 선거용 차량 등을 불법으로 기부받았다는 김 전 검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김 전 검사는 14년간 검사로 재직한 법률 전문가로, 자기 행위의 법적 의미에 관해 누구보다 잘 인식할 수 있는 입장이었음에도 제삼자에게 적극적으로 기부 선납을 요청했고, 수사 과정에서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다만 "'무상대여'라는 김 전 검사의 인식이 유죄로 인정되는 실제 내용과 액수에 차이가 있고, 김 전 검사가 인식하던 대납 금액 3500만 원은 반환해 전액이 추징되는 상황"이라면서 "초범이고 공직자로서 상당 기간 성실히 봉직해 온 점, 구속 기소 이후 구금 생활을 한 정상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이날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김건희 집사' 김예성씨는 1심에서 무죄 및 공소기각 선고를 받았다.
재판부는 김씨가 IMS모빌리티의 대기업 투자 유치과정에서 자신의 법인인 이노베스트코리아의 자금 24억 3천만원을 횡령한 혐의에 대해서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나머지 혐의에 대해선 특검의 수사 대상이 아니라며 공소기각을 선고했다. 이는 김건희 특검 기소 사건의 세 번째 공소기각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