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3일 일본 나라현 정상회담장에서 공동언론발표 후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일본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과거사 문제의 일환인 일본 우베시 조세이 탄광 수몰 한국인 신원 확인을 위한 DNA 감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13일 일본 나라현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후 공동 언론발표에서 "1942년 일본 우베시 조세이 탄광에서 183명의 한국인과 일본인이 수몰된 사고가 있었고, 80여년이 지난 작년 8월에서야 유해가 발견된 바 있다"며 "양국은 동 유해의 신원 확인을 위한 DNA 감정을 추진하기로 하고, 구체 사항에 대해서는 당국 간 실무적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회담을 계기로 과거사 문제에서 작지만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낼 수 있어 뜻 깊게 생각한다"며 "오늘 한일 정상회담이 보여주듯 병오년 새해는 지난 60년의 한일 관계를 돌아보고, 새로운 60년을 준비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세이 탄광 수몰 사고 당시 강제 동원된 조선인 136명 등 총 183명이 숨졌는데, 당시 일본 정부와 언론 등은 "대부분이 구조됐다"고 발표하는 등 사건을 축소·은폐해 논란이 일었다.
이 대통령은 양국이 한반도 비핵화 등 역내 현안은 물론, 글로벌 격변기를 맞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도 밝혔다.
그는 "오늘날 국제 정세와 통상 질서는 유례없이 요동치고 있으며 인공지능(AI)을 비롯한 기술 혁신은 우리의 삶과 미래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며 "이러한 문명사적 전환기 속에서 한일 양국이 협력의 깊이를 더하고, 그 범위를 넓혀 나가는 일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말했다.
일본 뿐 아니라 양국 공통 우방국인 미국, 최근 일본과 갈등을 빚고 있는 이웃국인 중국 등 주요국과의 협력 강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은 지역·글로벌 현안에 대해 폭 넓게 의견을 교환하고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한일·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뜻을 함께했다"며 "저는 동북아 지역 한중일 3국이 최대한 공통점을 찾아 함께 소통하며 협력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고 말했다.
전날 청와대가 현지 검거 소식을 전한 캄보디아 등 스캠(사기) 범죄의 공동 대응 필요성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경찰청 주도로 발족한 국제공조 협의체에 일본이 참여하기로 했으며, 양국 간 공조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합의문도 채택하기로 했다"며 "제3국에서 한일 양국 국민의 안전 보호를 강화하고, 세계 각국에 위협이 되는 초국가 범죄 해결에 한일 양국이 공동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 정상은 △경제안보·과학기술·국제규범 협력을 위한 논의 개시 △AI·재식재산 보도 등 분야에서의 실무협의 △청년세대 교류 확대 등에도 뜻을 모았다.
다카이치 총리는 "양국 관계의 균형 있는 진전과 관련해 대통령과 인식을 같이하면서 개별적인 협력 안건에 대해서도 중요한 진전을 볼 수 있었다"며 "경제·안보 분야에서는 전략적이고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협력을 추진할 수 있도록 관계 부서 간에 논의를 심화시키자는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일본 나라현 회담장 앞에서 영접 나온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그는 "취임 후 나라에 외국 정상을 초청한 것은 이 대통령이 처음이다. 저와 이 대통령 간의 우정과 신뢰 관계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같은 관계를 토대로 오늘 정상회담에서 대통령과 폭넓은 의제에 대해서 뜻깊은 의견을 나눌 수 있었다"고 회담 상황을 전했다.
이어 "양국을 둘러싼 전략적 환경이 갈수록 엄중해지는 관계, 일한 관계, 그리고 일한미 (관계), 그리고 연대의 중요성은 더욱더 높아지고 있다"며 "이 대통령과는 이 같은 일한 관계의 전략적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양국이 지역 안정에 있어서 연대해 역할을 수행해야겠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교 정상화 역시 60주년인 작년 이래 이 대통령은 양국 관계의 중요성을 일관되게 밝혔고, 지난해 10월 저의 방한부터 얼마 안 돼 이처럼 셔틀외교를 실시하게 된 것을 환영한다"며 "대통령과는 앞으로도 셔틀외교를 계속 해나가기로 했고, 다시 한국을 방문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