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 만든 SF 거장에게 'AI'는 위기? 기회?…"모든 것이자 '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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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 '아바타: 불과 재' 제임스 카메론 감독.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외화 '아바타: 불과 재' 제임스 카메론 감독.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AI(인공지능)는 이미 대세를 넘어 '일상'이 됐다. 할리우드는 이미 AI 배우의 등장으로 발칵 뒤집혔으며, 한국 영화계에서는 국내 최초 AI를 활용해 만든 액션 블록버스터가 개봉했다. 이처럼 영화계도 AI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서 SF 거장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AI를 두고 "모든 것이자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했다.

지난 12일 화상으로 진행한 '아바타: 불과 재'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을 향해서도 AI에 관한 질문이 나왔다. 카메론 감독은 그동안 첨단 기술을 활용해 '아바타' 시리즈는 물론 수많은 SF 영화를 선보여 온 SF 거장이다.

그런 만큼 카메론 감독이 AI가 영화 현장에 깊숙하게 침투하고 있는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궁금증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감독은 "할리우드와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배우와 작가를 AI가 대체해야 하지 않을까 우려가 크다는 걸 안다"고 말했다.

그는 "한가지 굳게 믿는 건 절대 우리는 배우들을 대체해선 안 된다는 사실"이라며 "배우들은 모든 이야기에 있어서 아주 핵심적인 요소"라고 강조했다.

외화 '아바타: 불과 재'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외화 '아바타: 불과 재'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VFX(시각특수효과)로 완성된 푸른색 피부의 외계 종족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아바타' 시리즈를 선보이며 전 세계적인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아바타'를 시작으로 '아바타: 물의 길', 오는 17일 개봉을 앞둔 '아바타: 불과 재'에 이르기까지 감독이 중요하게 강조해 온 것은 바로 '배우', 즉 사람이다. 그는 여러 차례 '아바타' 시리즈를 완성한 핵심 중 하나로 배우를 꼽은 바 있다.

감독은 "우리는 '아바타' 시리즈에서 AI를 1초도 쓰지 않았다. 실제 같고, 살아있는 것 같고, 실존 인물처럼 느껴지는 건 그 모든 것이 실제 배우의 연기에 기반한 것이기 때문"이라며 "구체적이고 섬세한 배우들의 실제 연기에 의해 만들어진 화면이다. 이런 건 절대 AI가 대체할 수 없다"고 확신했다.

카메론 감독은 결국 사람들이 콘텐츠 소비할 때 진짜로 보는 것은 '인간'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그렇기에 "AI로 이미지를 만들 수는 있지만, 독창성도 일관성도 없다"는 점을 짚었다.

그는 "하지만 인간 배우가 연기할 때 그들은 인물을 해석하고 이해하고 직접 인물 디자인한다"며 "일시적으로 AI가 배우를 대체할 수는 있겠지만, 훌륭하고 뛰어난 품질은 아니다. AI가 인간이 하는 일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외화 '아바타: 불과 재'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외화 '아바타: 불과 재'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감독은 AI가 배우의 대역을 한다는 건 결코 독창적이지 않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나의 캐릭터 만드는 과정은 "예술가의 협업"이라는 게 감독의 철학이다.

그는 "캐릭터를 만드는 사람, 만든 캐릭터를 읽고 해석하고 평생 자신이 겪은 모든 일을 쏟아부어 함께하는 예술가가 있다"며 "중간 정도의 품질을 원한다면 AI를 써도 된다. 하지만 우리가 하는 일은 그런 걸 목표로 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또다시 '독창성'이라는 단어를 중요하게 언급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AI라는 건 인간이 하는 모든 데이터를 학습해서 만들어 내는 것"이라며 "그렇기에 AI 결과물은 모든 것일 수 있는 동시에 아무것도 아닌 '무'(無)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AI가 영화 산업에서 긍정적으로 역할을 할 수 있는 부분 역시 명확하다고 했다. 바로 'VFX'에서의 활용이다. 많은 VFX 기업이 VFX 제작 파이프라인에 AI 기술을 연동해 작업 효율을 높이고 있다.

외화 '아바타: 불과 재'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외화 '아바타: 불과 재'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제임스 카메론 감독도 "AI는 잘 사용하면 VFX 비용을 훨씬 절감할 수 있다"며 "영화업계에 큰 손실을 입히는 것 중 하나가 VFX 비용이 급속도로 늘어난 데 반해 극장 수입은 30% 이상 하락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판타지, SF 요소가 있고 풍부한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영화는 멸종할지 모른다. 지속 불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이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AI를 어떻게 하면 도구로 활용해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지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아티스트가 자신의 상상력을 시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길 바라고, 나도 계속 그러고 싶다"며 "VFX 작업 절차 내에서 AI 조수를 이용함으로써 비용 절감 등에 활용하면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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