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전 세계 주요 유통기업들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을 계기로 한자리에 모여, 유통 산업의 지속적 혁신과 발전을 위한 협력 방안을 담은 '경주선언'을 채택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8일 오후 경주 예술의전당 원화홀에서 'APEC 유통 퓨처테크 포럼'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오는 31일까지 열리는 APEC CEO 서밋의 공식 부대행사로 정준호 롯데쇼핑 대표, 허서홍 GS리테일 대표를 비롯해 전경수 씨피엘비(CPLB·쿠팡 자체브랜드 자회사) 대표, 정지영 현대백화점 대표, 김호민 아마존 아태지역 부문장, 중국 징둥닷컴 공샹잉 부사장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대표 유통기업 수장들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회의에서 'AI 전환·친환경·표준협력'을 3대 핵심축으로 한 '경주선언'을 발표했다.
경주선언문에는 유통산업의 혁신이 시민생활의 질 향상과 경제 발전을 선도한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혁신 비즈니스 모델 교류와 네트워킹 강화를 통해 산업 발전과 소비자 편익 증진에 협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순환경제 구축과 탄소중립 실현 등 환경 친화적 과제의 실천을 통해 지속가능한 유통산업 기반을 마련하고, 유통업계와 소비자가 함께 혜택을 누리는 상생 생태계 조성에 힘쓰기로 했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개회사에서 "APEC은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60%, 교역량의 50%를 각각 차지하는 거대 경제권"이라며 "경주선언은 APEC CEO 서밋의 비전을 구현하는 것으로 잘 실천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한상의 유통위원장인 정준호 롯데쇼핑 대표는 "이번 선언이 AI 도입과 디지털 전환 등 도전적인 과제들을 함께 풀어나갈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기조연설에 나선 데이비드 벨 전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석좌교수는 AI와 데이터가 유통의 지형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를 소개했다. 벨 박사는 "온라인 쇼핑이 대세이지만, 소비는 여전히 '공간'에서 완성된다"며 "미래의 매장은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능형 공간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I 시대의 승자는 데이터·개인화·경험에 집중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며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를 이해하는 데이터 감각"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2부 '글로벌 혁신토론회'에서는 주요 유통기업들이 AI·글로벌화·ESG를 키워드로 한 혁신 사례를 공유했다.
김호민 아마존 아태지역 부문장은 "AI는 효율을 넘어 소비 경험을 재정의하는 기술"이라며 "AI 쇼핑 이용자 92%가 만족도의 변화를 체감했다"고 말했다. 또 "AI를 성공적으로 도입하기 위해서는 기술의 이해뿐만 아니라 실험적 조직문화와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샹잉 징둥닷컴 부사장은 "징둥은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 중 44위로, 1600개 창고와 130개 해외 물류거점을 기반으로 공급망 혁신을 추진 중"이라며, AI 마케팅·검색 기반 맞춤형 쇼핑 경험이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일본 AEON과 유니클로 사례를 발표한 카와카미 와세다대 교수는 "두 기업은 디지털 전환, 글로벌 확장, 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며, AEON의 전자영수증·시간단위 배송서비스, 유니클로의 수요 예측 기반 생산시스템 등을 대표적 사례로 소개했다.
박지혜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는 롯데쇼핑의 온오프라인 연계 옴니채널 전략과 쿠팡의 AI 물류 예측 시스템을 바탕으로 한 로켓배송 성공 사례를 각각 발표했다.
박경도 한국유통학회장은 "이번 포럼은 단순한 산업행사를 넘어 글로벌 유통기업들의 혁신 동향과 미래, 협력을 논의하는 뜻깊은 자리로 AI, 글로벌화, ESG 등의 화두는 한국 유통산업의 발전에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