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치미' 김재원, '아침마당' 하차 배경 밝혀…"KBS 집행부에서 교체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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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방송한 MBN '속풀이쇼 동치미'에 김재원 아나운서가 출연했다. '동치미' 캡처25일 방송한 MBN '속풀이쇼 동치미'에 김재원 아나운서가 출연했다. '동치미' 캡처

올해 KBS에서 퇴사한 김재원 아나운서가 1만 회를 앞둔 '아침마당' MC에서 자진 하차하고 회사를 떠난 이유를 밝혔다.

25일 방송한 MBN '속풀이쇼 동치미'에는 최근 KBS를 떠나 프리랜서가 된 김재원 아나운서가 출연했다. 올해 1만 회를 맞이한 대한민국 최초의 프로그램 '아침마당'에서 12년 동안 MC를 봤던 김 아나운서는 매일 새벽 4시 40분에 일어나 마포대교와 여의도공원을 걸어서 출근했다고 밝혔다. 그 정도에 일어나야 오전 8시 25분 방송에 알맞게 활력이 최고치가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아나운서는 1만 회를 맞이한 프로그램의 MC를 본다는 게 영광이고 "하늘에서 내린 기회"라고 생각했다며 "사실 저도 만 회를 향해 달려왔다. '아, 어쨌든 만 회가 내 퇴직 전이야' (이게) 저로 하여금 어떻게든 정년퇴직을 목표로 살게 했다. 그리고 제 성향상 이 전쟁터 같은 프리 세상에서 버틸 수가 없다. 그냥 직장인이고 월급쟁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사실 한 직장에서 30년 넘게 다닌다는 건 그만큼 희로애락이 있다는 거다. 왜 슬픈 일이 없고 왜 힘든 일이 없고 왜 억울한 일이 없었겠나? 그리고 왜 저를 흔들지 않았겠나?"라며 "집행부가 바뀔 때마다 그 집행부는 뭔가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 새로운 모습의 최고봉은 MC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아나운서는 "최근에 바뀐 집행부가 오래된 프로그램 MC는 바꾸자, 쇄신을 이루자 그래서 '아침마당' MC 바꾸자는 제안을 위에서 하셨다. 그런데 분위기를 보아하니 누가 먼저 나가느냐 누가 먼저 쫓아내느냐의 싸움이었다"라고 전했다.

올해 2월 그런 제안이 왔지만 제작진이 '무슨 소리냐, 만 회까지는 가야 한다. (김재원 아나운서가) '아침마당'을 12년 했는데 살아있는 역사가 만 회를 보여줘야 한다'라고 맞섰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아나운서는 "(제작진이) 어떻게든 저를 지켜냈다"라며 "KBS와 '아침마당'에 대한 정이 있어서 의리가 있어서라도 그 자리는 끝까지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고백했다.

그때 '김 선배는 회사를 진짜 좋아하는구나! 저러다 정년하겠어' '아니? 만 회 (방송) 하고 나가실 거 같은데?' 등 먼저 프리랜서 선언을 한 후배들의 이야기를 들었다는 김 아나운서. 그는 "내가 정년퇴직 노리고 살아왔는데, 너희 말대로 나는 회사를 좋아하고 '아침마당'을 좋아해. 나에게도 뭔가 명분이 있어야 '아침마당'을 중간에 그만두지 않겠어? 하다못해 명예퇴직이라도 뜨면 내가 나가겠지만 지금 이 판국에 명예퇴직이 뜨겠어 했는데 이틀 후에 명예퇴직이 떴다"라고 설명했다.


'동치미' 캡처'동치미' 캡처
김 아나운서는 "이건 하늘이 주신 기회다, 하늘이 나의 등을 떠미는구나! 내 인생에서 '아침마당'은 너무나 고맙고 감사한 존재지만 내가 굳이 만 회까지 책임질 필요는 없어. 그리고 후배에게 깨끗이 물려주고 가는 것이 선배 도리라고 생각했다"라며 "마음은 정했고 월요일에 가서 제작진에게 통보했다. '저 명예퇴직합니다' 이들에게는 폭탄이 터진 거다. 나름 만 회 특집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MC 교체라니… (그래도) '제 의지는 흔들리지 않습니다. 물러서겠습니다'라고 이야기를 했다"라고 부연했다.

이어 "사실 눈물이 날까 봐 걱정도 했다. MC의 본분은 눈물을 흘리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섭섭한 것보다 시원한 부분이 컸나 보다. 아주 해맑은 표정으로 그 자리를 마무리했다"라면서도 "시청자들이 (본인 하차 후) 그렇게 서운해하시는 걸 보고 아 사랑의 완성은 서운함이었구나 했다"라고 말했다.

퇴사 후 일상은 어떨까. 김 아나운서는 "알람 안 맞추고 일어나는 인생이 이렇게 행복한 줄 몰랐다. 새벽에 절대 안 깬다. 7~8시까지 아주 푹 잔다. 아내가 (저보고) '그동안 진짜 오기로 일어났구나' 했다. 아침형 인간인 줄 알았더니 심야형 인간이었구나. 제가 '동치미'에 어울리는 사람이라는 걸 제 아내에게 보여줬다"라고 다시 한번 너스레를 떨었다.

'동치미'에서 그동안 뽐낼 기회가 없었던 입담을 발휘하기도 했다. 그는 "'아침마당'을 떠나 동치미까지 무사히 왔다"라며 "퇴직 후에 이런 패널 자리에는 처음 앉아본다. 낯설다. 저는 평생 MC 할 수 있다. 저는 심지어 큐카드 안 들고 한다"라고 해 MC들을 긴장케 했다.

"MC 본능이 드러날까 봐 미리 MC 두 분께 양해 부탁드린다"라고 너스레를 떤 김 아나운서는 "근데 제가 진짜 노리는 자리는 두 분이 아니고 최홍림씨 자리다. 이유는 저분이 굳이 14년을 여기에 있을 이유가?  그동안의 역할은 존중한다"라며 "근데 이제는 저에게 넘겨달라"라고 해 웃음을 유발했다.

주로 진행자로 있었기에, "저는 30년 동안 제 얘기할 기회가 없었다"라는 김 아나운서는 "MBN '저녁마당' 기다린다. 생방송 가능하다. 뉴스 직전에 뉴스 시청률까지 제가 올려드리겠다"라고 힘찬 포부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1995년 KBS 공채 21기로 입사한 김재원 아나운서는 'KBS 뉴스25' '6시 내고향' 'TV는 사랑을 싣고' '아침마당' 등 KBS 간판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활약했다. 정년 1년을 앞두고 올해 KBS를 떠났다. 최근 한세대  교양학부 석좌교수로 임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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