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회 부의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근 정치 현안에 대한 본인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현역 최다선(6인)인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25일 국회 본회의 사회를 보이콧하겠다고 했다. '검찰청 폐지' 등을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일방 추진된 것에 대한 반발이다.

주호영 부의장은 최근 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를 촉구하며 사법부를 연일 압박 중인 것에 대해서도 "광기가 가득한 비정상의 극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주호영 부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 본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의 '입법 독주'에 대해 작심 비판들을 쏟아냈다. 그는 입장문을 통해 "저는 오랫동안 판사로 일해온 법조인으로서, 20년간 국회를 지켜온 의회인으로서 이 '사법 파괴의 현장'에서 사회를 보지 않겠다"고 밝혔다.

현재 국민의힘은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예고해 본회의가 길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주 부의장은 "법과 규정이 의회민주주의의 뿌리와 가지라면, 우리가 오랫동안 확립한 의회주의 관행은 의회주의를 살찌우는 잎사귀들"이라며 "잎사귀들이 다 떨어진 나무가 어떻게 생명을 유지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현 국회를 두고 "가지만 앙상한, 이름만의 의회"라고도 했다.
 
다수당인 민주당이 의석 수를 앞세워 소수 야당을 무력화시키고, 자신들의 입맛대로 국회를 운영하고 있다는 취지로 비판한 것이다.
 
주 부의장은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은 지금 이런 배짱일 것"이라며 "'우리가 앞으로 5년간 대통령 권력을 행사하는데, 우리가 앞으로도 2년 이상 국회 권력을 행사하는데 100석짜리 야당이 우리를 어떻게 하겠느냐'(는 생각일 것)"고 주장했다.
 
앞서 민주당이 여야 원내 지도부의 특검법 합의안을 일방 파기하고 통과시킨 데 이어 이날도 국민의힘의 숙의 요청을 간과한 채 처리를 강행하려는 점을 정조준한 것이다.
 
주호영 국회 부의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근 정치 현안에 대한 본인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주 부의장은 현 정부를 네팔 공산당 정권에 빗대며 "국민의 분노가 거리에서 폭발하자 정권이 무너지는 데 걸린 시간은 이틀에 불과했다"며 "여기서 멈추지 않으면 이재명 정권은 비참한 종말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과거 판사로 일했던 그는 민주당의 최근 '사법부 압박 행위'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주 부의장은 "민주당이 비정상의 극치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며 "백주대낮에 전 세계가 보는 가운데, 대법원장과 대법원을 무차별 공격하고 있다. 대한민국과 헌법에 대한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민주당이 조희대·한덕수 회동 의혹을 제기하며 사퇴를 촉구한 것에 대해서 "(중국) 문화대혁명 초기의 난동을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주 부의장은 "이미 민주당이 노리는 효과는 충분히 나타났다"며 "재판이 맘에 들지 않으면 대법원장조차도 이렇게 모욕을 주고 국정조사를 하고, 탄핵할 수 있다고 협박하는 바람에 나머지 판사들은 민주당이나 관련된 사람들한테 불리한 판결을 하면 '나는 당하겠구나'란 생각으로 재판을 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의 법조인 출신 의원들의 양심에 호소한다. 제발 목소리를 내 달라"며 "침묵은 동조와 마찬가지다. 세월이 지나면 역사는 이 문제를 둘러싼 여러분의 태도를 엄정히 기록하고 평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