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속 논란 '李 유죄취지 파기환송'…초유의 대법원장 청문회 강행[노컷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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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긴급 청문회가 오는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개최됩니다. 이번 청문회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대법원의 공직선거법 유죄 취지 파기환송 결정이 평균 심리기간 994일에 비해 현저히 짧은 34일만에 처리되는 등 사법부가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다루게 됩니다.

대법원 평균 심리 기간은 994일
李 공직선거법 파기환송은 불과 34일
與, 오는 30일 대법원장 청문회 강행
국민의힘 "경악스러운 수준" 반발

조희대 대법원장. 류영주 기자조희대 대법원장. 류영주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오는 30일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사상 초유의 대법원장 청문회를 강행하기로 하면서 삼권분립을 둘러싼 헌법적 논란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법사위는 지난 22일 전체회의에서 과반수를 차지한 민주당·조국혁신당 의원들의 주도로 '조희대 대법원 대선 개입 의혹 관련 긴급 현안 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의 건'을 통과시켰습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제정신이 아닌가 봐", "삼권분립이 있는데"라고 항의하다 퇴장했습니다.


민주당 등 범여권은 지난 6.3 대선을 앞둔 5월 대법원이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이틀 만에 유죄 취지로 서울고법에 파기환송한 것은 대선 개입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인 전현희 민주당 최고위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올 6월까지 대법원이 최근 10년 동안 선고한 180개의 전원합의체 사건 평균 심리 기간은 994일이 걸렸습니다. 그런데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은 대법원 접수일로부터 선고일까지 불과 34일이 걸려 평균의 약 30분의 1에 해당하는 최단 기간에 처리됐습니다.

이 사건은 처음부터 예외적 절차를 밟았습니다. 대법원에 접수된 이후 소부에 배당됐으나, 조희대 대법원장이 배당 직후 대법관 검토나 합의를 거치지 않고 곧장 전원합의체에 회부했습니다.

당시에도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왔지만, 선거법에 따라 1심 6개월, 항소심 3개월, 상고심 3개월 내에 선고해야 한다는 '6·3·3 원칙'을 지키지 못한 만큼 대선을 앞두고 대법원이 빠른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의견도 동시에 제기됐습니다.

지난 5월 1일 조희대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관들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사건 전원합의체 선고를 위해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 입장해 자리에 앉아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지난 5월 1일 조희대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관들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사건 전원합의체 선고를 위해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 입장해 자리에 앉아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실제로 이번 사건은 6·3·3 원칙 지키지 못하고 기소된지 799일이 지난 뒤에야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됐고, 2심 재판부는 131일만에 기존 판결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에 따라 3심인 대법원이 6·3·3 원칙을 준수하고 대선 시기 사법부의 정치개입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빠른 속도로 매듭을 지었다고 해석될 수 있습니다. 선거법상 후보 등록일이 지나면 정당은 설령 후보자가 사퇴하더라도 다른 후보자를 등록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항소심 무죄 판결 후 36일, 전원합의체 회부 후 단 9일 만의 판결이 나면서 대선을 불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정치적 의도'가 있었다는 의혹을 피하기 어렵게됐습니다.

Question

최근 10년 내 최단 기간 '유죄취지 파기환송' 어떻게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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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대법원의 신속 처리가 우연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조희대 대법원장을 겨냥했습니다.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직후인 4월 6일 조희대 대법원장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 정상명, 김충식과 함께 모여 이재명 사건 처리 방안을 논의했다는 '4인 회동설'도 제기했습니다.

이에 대법원은 지난 17일 입장문을 통해 "최근 정치권 등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이 한덕수 전 총리 등과 만나 대통령 공직선거법 사건 처리에 대해 논의했다는 취지의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대법원장은 위 형사 사건과 관련해 한 전 총리와는 물론이고 누구와도 논의한 바가 없다"고 강력히 부인했습니다.

추가적인 정황이나 증거없이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이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특정 후보자의 재판에 대한 절차적·법리적 규정을 위반한 불합리한 판결을 선고하고,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했다"는 이유로 대법원장에 대한 긴급 현안 청문회 실시를 의결했습니다.


Question

초유의 대법원장 청문회, 어떻게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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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0일 예정된 청문회는 사법부 수장인 대법원장을 증인석에 세우게 됩니다. 민주당은 조희대 대법원장과 함께 한덕수 전 총리, 지귀연 등을 증인으로 채택했습니다.

국민의힘은 강력 반발하고 있습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조희대 대법원장의 사퇴를 압박하는 정청래와 더불어민주당의 공작정치가 사법부 장악을 넘어 공화정 위기를 부르는 경악스러운 수준으로 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어 "더 이상 역사에 큰 죄를 짓지 말기를 바란다"며 "지금이라도 의회 독재를 멈추고 제대로 된 정치가 무엇인지, 국민을 위해 상생과 협치를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 먼저 생각해 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현 상황을 이대로 방치한다면 이재명 정권의 임기가 다하는 그날, 대한민국의 분열상이 어떻게 될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며 "이제는 정말 국회부터 나서서 자제하고 협치해야 할 시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박종민 기자박종민 기자
반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법원장을 대상으로 한 현안 청문회를 개회하기로 한 것에 대해 두둔하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정 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과 언론이 조 대법원장 청문회를 두고 삼권분립 운운하는 건 역사의 코미디"라며 "지난 5월 청문회에서 조 대법원장 등이 불출석해서 다시 청문회를 여는 게 새삼스러울 것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과거 국민의힘 의원들이 김명수 전 대법원장 사퇴를 촉구하며 몸싸움을 벌이며 출근 저지를 시도했던 영상도 재생하며 "이게 국민의힘의 민낯"이라며 "불과 4년 전 국민의힘은 김명수 대법원장 사퇴를 촉구하며 대법원에 몰려가 온갖 행패를 부렸다. 내로남불이자 적반하장"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회부 후 단 9일 만에 선고된 '유죄취지 파기환송'과 이로 인해 촉발된 '초유의 대법원장 청문회',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자세한 의견은 댓글로도 환영합니다.

※투표 참여는 노컷뉴스 홈페이지에서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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