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불법 정치 자금을 전달하는 등 '정교유착 국정농단' 의혹을 받고 있는 통일교 한학자 총재가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아들들과 치열한 후계 다툼을 벌이고 있으며, 캄보디아 사업은 이들을 견제하기 위한 일환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종교 전문 월간지 현대종교의 이사장을 맡고 있는 탁지일 부산장신대 교수는 23일 M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통일교가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한 청탁 내용을 보면 캄보디아가 있다"며 "한학자 입장에선 (자신의) 기존 기반이 든든한 인도차이나에 대한 '집중적 굳히기'로 들어간 게 아닐까 싶다"고 분석했다.
탁 교수는 구체적으로 "캄보디아와 라오스는 인도차이나에서 통일교 영향력이 기존에 있던 곳인데, 문제는 종교적 포교 활동이 아니라 사회·문화 개발 사업 형태로 활동하고 이를 통해 정·관계 네트워크를 넓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탁 교수에 따르면 통일교는 현재 한학자(교단), 3남 문현진(글로벌피스재단), 7남이자 막내인 문형진(미국 생추어리처치) 등 3개 분파로 나뉘어져 있고, 이들 간 후계자 다툼이 매우 심각한 상태라고 한다.
그는 한학자 총재와 지속적인 법적 싸움을 벌이고 있는 문현진 의장에 대해선 "아프리카와 남미, 중앙아시아 곳곳에서 확장하고 있다"고 했고, 유튜브를 통해 한 총재를 저주하듯 공격하고 있는 문형진 씨에 대해선 "대단히 큰 비정부기구(NGO) 조직으로 각종 소송에서 이기며 여의도 파크원 건물처럼 상징적인 (사업으로) 계속 확장하는 중"이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총재가 김건희 의혹 특별검사팀 조사에서 자신을 난데없이 '독생녀'라며 통일교 교리를 설파한 것도 내부 결속용이라고 봤다. 이를 통해 "자신을 종교적 순교자로 포장하려는" 계산이라는 것이다.
탁 교수는 한 총재가 구속된 이후 이들 아들로부터 추가적인 폭로가 터져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학자 통일교 총재는 윤석열 정부와 통일교 간 '정교유착 국정농단' 의혹으로 이날 구속됐다.
한 총재는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건넨 혐의와 김건희 씨에게 샤넬 가방 등 8천만 원 상당의 금품을 주고 통일교의 각종 현안을 청탁한 혐의 등을 받는다. 아울러 통일교 교인을 대규모 입당시켜 2022년 대통령 선거와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개입했다는 혐의도 특검의 수사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