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양양군청 전경. 양양군 제공부산 해운대구청장의 양양 비하성 발언과 관련해 강원도민들의 반발이 일파만파로 확산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강원특별자치도당은 지난 29일 논평을 통해 "최근 강원 양양지역 해변 일대에 대한 악성 루머를 입에 올리며 양양군을 비하하는 것은 물론 양양 해변을 찾는 청년들과 여성까지 싸잡아 혐오성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켰다"며 "불법 계엄과 국민의힘 출신 양양군수의 파렴치 행위, 내란 이후 가뜩이나 지역경제가 침체 돼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보내는 양양군민을 비롯한 강원도민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고 맹비난했다.
아울러 "상처와 충격을 받았을 양양군민과 강원도민, 나아가 국민께 머리 숙여 사죄하고,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국민의힘에 강력히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 구청장은 최근 기자들과의 비공식 간담회 자리에서 '양양은 서핑이 아니라 불장난하러 가는 곳', '호주 워킹홀리데이 다녀온 여자는 만나지 말라'는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이후 논란이 불거지자 입장문을 통해 "지역이나 여성을 비하하거나 폄훼하려는 의도는 추호도 없었다"며 "당시 전후 대화 맥락이 충분히 전달되지 못한 채 일부 표현만 보도되면서 제 발언의 경위나 의도와 다르게 전달돼 마음이 상하신 모든 분께 다시 한번 죄송하다. 공직자로서 앞으로 언행을 더욱 신중히 하겠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강원지역에서는 반발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강원관광재단도 지난 29일 입장문을 통해 "양양을 '불장난하러 가는 곳' 등으로 비하하는 발언이 기관장의 입에서 나왔다는 사실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도민의 명예는 물론 양양군을 찾는 모든 여행객에 대한 모욕이자 관광을 통해 지역을 일으키려고 노력해온 많은 이들의 헌신을 폄훼하는 처사"라고 규탄했다.
이어 "강원도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청정 자연과 건강한 여가문화를 갖춘 안전한 여행지"라며 "양양은 한국의 니스로 불릴 만큼 서핑, 산림치유, 해양레저 등 건전하고 지속 가능한 관광자원의 모범지역"이라고 강조했다. 재단은 지역의 청정성과 관광의 품격을 지키기 위해 불확실한 정보와 왜곡된 인식을 바로잡는 공적 대응을 검토하는 한편 강원도의 긍정적인 관광 이미지 회복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특히 양양군은 논란이 불거지자 즉각 입장문을 내고 "악의적인 루머가 확산되면서 지역 이미지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이에 따른 지역경제에도 큰 타격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 해운대구청장의 부적절한 발언은, 양양군의 명예 회복을 위한 강력한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와 함께 김진태 강원지사도 기자간담회에서 "(김 구청장의 발언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으며 양양군 공무원노조, 양양군의회 등도 김 구청장의 발언에 대해 날을 세우는 등 비판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