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 씨. 박종민 기자김건희씨 어머니 최은순씨가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를 전후로 무속인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장시간 통화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두 사람의 통화는 김건희씨 모녀가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되고, 급기야 동행명령장이 발부된 시점과도 맞물린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이런 내용이 담긴 검찰 수사기록을 토대로 전씨와 김건희씨 주변의 접점을 쫓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건희 특검팀은 전씨와 최씨가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10차례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을 파악하고 그 배경을 살피고 있다.
이들의 통화는 짧게는 1분 남짓에서 길게는 1시간 48분까지 이어졌다. 통화 10번 중 7번은 최씨가 발신자였다.
우선 지난해 9월 29일 두 사람은 1시간 33분에 걸쳐 통화했다. 같은 달 25일 법사위 국감 증인으로 김씨 모녀가 채택된 후 출석 압박 수위가 높아지던 시점이다.
이후 검찰이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를 불기소 처분하면서 특검 도입론이 힘을 얻고, 명태균 게이트 의혹마저 일파만파로 커졌다.
그해 10월 하순이 다가오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바닥을 향했다. 국감 내내 김건희씨와 어머니 최씨의 출석 여부가 논란이 돼 급기야 그달 21일에는 국회 법사위에서 동행명령장까지 발부됐다. 사흘 뒤 24일, 최씨가 다시 전씨에게 전화를 걸어 1시간 48분이나 대화를 이어갔다.
윤 전 대통령의 첫 국회 탄핵소추안 표결과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을 하루 앞둔 지난해 12월 6일엔 전씨가 최씨에게 전화를 해 50분 통화했다.
특검은 이런 전씨의 통화 기록이 윤 전 대통령 부부나 그 주변, 유력 인사 등과의 관계를 내세워 일종의 '정치 브로커' 역할을 한 정황 증거로 의심하고 있다. 특검은 지난 22일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씨를 상대로 16시간여 마라톤 조사를 벌이며 전씨와의 관계와 청탁성 유무, 금품 전달 경위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