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자, 최저임금" 무더위 속 민주노총 2만명 도심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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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 인근서 주최 측 추산 2만여 명 참석
대통령실·국정기획위 방향 나뉘어 행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단체 회원들이 28일 오후 서울 숭례문 인근에서 '최저임금인상·노동기본권 쟁취 민주노총 결의대회'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단체 회원들이 28일 오후 서울 숭례문 인근에서 '최저임금인상·노동기본권 쟁취 민주노총 결의대회'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월급 빼고 다 올랐다. 최저임금 대폭 인상하라!"

숨만 쉬어도 땀이 콧등에 맺혔다.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하는 비 때문인지 옷은 자꾸만 살결에 달라붙었다. 체감온도 30도라는 말에 담기지 않는 더위 속에서도 서울 도심 한복판에 모인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고층 빌딩벽들에 부딪히며 메아리쳤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28일 오후 3시쯤 서울 중구 숭례문 인근 세종대로에서 '최저임금 인상, 노동기본권 쟁취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왕복 8차선 도로를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 공공운수노조, 서비스연맹 등 민주노총 산하 단체의 회원들이 가득 메웠다. '최저임금 인상! 노동기본권 쟁취!' '노조법 2·3조 즉각 개정! 반노동정책 즉각 폐기!'라고 적힌 피켓을 집회 참가자들이 동시에 흔들자 그 일렁임은 숭례문부터 서울시청 앞까지 이어졌다.

주최 측은 집회에 모두 2만여 명이 참석했다고 추산했다. 경찰의 비공식 추산 인원은 1만 1천명.

이날 이들의 가장 주된 목소리는 최저임금 인상 요구였다. 현재 최저임금위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가 이뤄지는 가운데 노동계와 경영계가 첨예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이달 29일까지인 법정 심의 시한을 사실상 지키지 못하게 됐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최근 몇 년간 외국에서 전쟁이 나고 전염병이 창궐해도,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물가가 올라도 노동자들의 급여는 제자리걸음"이라며 "윤석열의 광기를 종식한 지금, 노동자들의 최저임금 대폭 인상이야말로 경제를 회복하고 민생을 위기에서 구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민태호 학비노조 위원장은 "지금 최저임금위가 10원짜리 인상 논의를 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재명 정부를 향해 "이제는 노동자들을 받들고 봉사하는 마음으로 최저임금 인상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노총 산하 단체 회원들이 28일 '최저임금 인상, 노동기본권 쟁취 결의대회'에 참석해 피켓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민주노총 산하 단체 회원들이 28일 '최저임금 인상, 노동기본권 쟁취 결의대회'에 참석해 피켓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집회에선 이른바 '노란봉투법'이라고 불리는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을 속히 통과시켜야 한다는 촉구도 이어졌다. 노란봉투법의 골자는 하청 노동자가 원청과 교섭할 수 있도록 '사용자 범위'를 확대하고, 파업 등 쟁의행위 범위를 넓히며 쟁의행위로 인한 과도한 손해배상 책임을 제한하는 내용이다.

허원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 3권(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는 노동자가 이 땅 노동자의 절반"이라며 "70년 전에 만들어진 노조법이 2025년의 우리를 대변하지 못한다. 노동자를 억압하는 노동법 2·3조를 반드시 개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가 끝난 뒤엔 참가자들은 두 방향으로 나뉘어 용산 대통령집무실과 종로구 창성동에 위치한 국정기획위 쪽으로 각각 행진을 이어갔다.

한편 최저임금위에서 노동계는 올해 최저임금(1만30원)보다 14.3% 오른 1만 1460원, 경영계는 1만 70원을 각각 제시하면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다음 달 1일 제8차 전원회의에서 양측은 1390원의 격차를 좁힐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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