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거리에서 열린 '노 킹스'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생일이자 육군 창설 250주년 열병식이 열린 14일(현지시각) 미 전역에선 트럼프 정부의 행정을 규탄하는 '노 킹스'(No Kings) 집회가 열렸다.
최근 로스앤젤레스(LA)에서 벌어진 정부의 강도 높은 이민자 단속에 반발 기류가 커지는 가운데, 집회 참가자들은 "No Kings(왕은 없다)" "미국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있다"며 행진 시위를 벌였다.
이날 뉴욕과 필라델피아, 시카고 등 주요 도시를 포함한 미 전역 2천 곳에선 트럼프 정부에 반발하는 노 킹스 집회가 열렸다.
인디비저블(Indivisible),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등 진보성향 단체로 구성된 주최 측은 "트럼프 행정부의 권위주의적 조치에 반대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이자 육군 열병식에 맞서 이날 전역에서 집회를 진행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거리에서 열린 '노 킹스'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민주당 성향이 강한 뉴욕 맨해튼에는 비 내리는 날씨 속에서도 5만여명이 거리를 행진하며 반대 정부 반대 집회를 벌였다.
참가자들은 "1776년 이후 왕은 없다"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1776년은 미국이 영국 왕정으로부터 독립한 해다.
이밖에도 '잔혹함에 맞서 일어서라', '과두정치(Oligarchy) 반대', '민주주의는 중요하다'(Democracy Matters) 등을 적은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참가자들은 "미국의 민주주의가 끝날 것 같다" "헌법 질서가 무너지고 있다"고 외쳤다.
최근 연방정부의 강도 높은 이민자 단속이 이뤄지고 있는 LA에서는 약 3만명의 참가자들이 거리로 나왔다. 참가자들이 늘어나자 LA경찰은 해산 명령을 선포했고, 이 과정에서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14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린 미 육군 창설 250주년 기념 열병식을 앞두고 백악관 인근 라파예트 광장에서 '반(反)트럼프' 시위가 열렸다. 참가자들이 "트럼프의 파시스트 열병식에 '노'라고 말하자"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미 육군의 열병식이 열린 워싱턴 DC에서도 반 트럼프 집회가 열렸다. 백악관 인근 라파예트 광장 등에 나온 참가자들은 "트럼프는 지금 물러나야 한다"(Trump must go now)는 구호를 외쳤다.
'국가 비상사태는 백안관에서 벌어지고 있다'거나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얼굴을 합성한 이미지로 피켓을 만든 참가자들도 있었다.
필라델리아 '노 킹스' 시위. 연합뉴스독립혁명의 상징 도시인 필라델피아에서는 10만명이 거리에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미 전역에 모인 집회 참가자들은 2020년 '흑인 목숨은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BLM)' 시위 이후 최대 규모로 추산됐다.
한편 이날 워싱턴DC에서는 군인 약 6700명, 차량 150대, 항공기 50대 등이 동원된 미 육군의 대규모 열병식이 열렸다. 육군은 250년 변천사를 보여주기 위해 시대별 군복과 무기, 장비를 동원했다.
미국에서 대규모 열병식이 열린 것은 흔치 않은 일로 꼽힌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국에서 이 정도 규모의 열병식은 1991년 이라크를 상대로 한 걸프전쟁 승전 퍼레이드 이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