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견제하는 美中…이재명식 '실용-균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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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미중 간의 갈등이 우리 대선결과를 두고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백악관은 익명의 당국자 명의의 답변을 통해 "중국의 개입과 영향력 행사에 대해 우려하며 반대한다"고 밝혔는데, 중국도 이에 반발하면서 대립이 또다시 촉발되는 모양새가 됐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직후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를 강조하고 나선 가운데, 주요국인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어떻게 외교전을 펼쳐나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외교 전문가들은 이재명 대통령의 친중 이미지와 균형 외교라는 말이 백악관 핵심 인사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세심한 외교가 필요하다고 주문했습니다. 또 한미 동맹에 주요 축을 두고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해 나가겠다는 이재명 정부의 외교가 얼마나 대비하고 외교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랐다고 평가했습니다.

통화하는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통화하는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
한국의 대선 결과를 두고 미국과 중국이 신경전을 벌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직후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를 강조하고 나선 가운데, 주요 상대국인 미국과 중국에 대한 실용 외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3일(현지시간) 한국 대선결과에 대해 '철통같은 한미동맹'을 강조했지만, 동시에 백악관으로부터 중국에 대한 견제 메시지도 나왔다. 

백악관은 언론에 보낸 익명의 당국자 명의의 답변을 통해 "한국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진행했지만, 미국은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에 대한 중국의 개입과 영향력 행사에 대해서는 여전히 우려하며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외교가에서는 이재명 정부가 중국과 거리를 둬야 한다는 경계심을 표현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같은 입장 표명은 외교적으로는 이례적인 일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대통령 당선자에게 축전을 보내며 한미동맹을 강조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대선이 막 끝난 시점에 동맹관계인 주권 국가에 대해 친중 우려의 메시지를 보낸 것은 외교적으로 부적절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이 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재웅 외교부 대변인이 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논란이 일자 미국은 "대선과는 별개의 (중국에 대한) 사안"이라는 해명성 입장을 내놨다.

중국은 미국의 이같은 움직임에 반발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4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자기 행동에 근거해 중국을 억측하고 비춰보는 고질병을 고치고 중한 관계를 도발하는 것을 중단하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한국 대선을 둘러싸고 미중 관계의 골이 드러난 모양새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재명 정부가 강조해 온 '국익 중심의 실용주의 외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교적으로 미국과 끈끈한 동맹을 맺고 있고 경제적으로는 중국과 최대 무역 파트너인 우리나라로서는 미중 갈등이 자칫 큰 타격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굳건한 한미동맹을 토대로 한미일 협력을 다지고, 주변국 관계도 국익과 실용의 관점에서 접근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의 외교안보 기조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중심 축으로 두고 소원해진 중국, 일본과의 관계를 개선하며 국익을 도모하겠다는 '실용주의' 외교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견제에 집중하면서 한미동맹을 포함해 인도태평양 지역 전체에서 동맹구조 재편 작업을 하고 있어 새 정부의 고민은 깊어질 수 밖에 없다.

외교 전문가들은 이재명 대통령의 '친중' 이미지와 '균형 외교' 등이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핵심 외교안보인사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새 정부의 세심한 외교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외교에 대해 "한미동맹을 중심 축으로 두고 그 토대 위에서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해 나가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국 입장에서는 이전 정부보다 좀 더 관계가 개선될 것을 기대하고 있고, 미국 입장에서는 한미동맹이 굳건함을 알면서도 방어적으로 경고를 하는 것"으로 봤다.

이어 "새 정부가 경제나 내란종식이 급한만큼 외교 안보는 좀더 속도조절을 하며 갈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가 굳건한 한미동맹을 토대로 미래형 포괄적 관계를 구축하겠다고 하고 중국과도 악화된 관계를 복원해 관리하겠다고 하는데 이에 대한 의구심부터 가질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외교소식통은 "문재인 정부 때보다 미국 쪽에 더 가까워졌다. 다만 중국도 유연하게 잘 관리해 나가겠다는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군을 중국 견제용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가운데 방위비분담금 등 문제를 두고 한국 정부가 얼마나 대비하고 외교적으로 대처해 나갈 수 있을지가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소식통은 "미국 내 극우세력을 중심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셰셰(謝謝·고맙습니다)' 발언 등을 문제삼으며 한미 관계에 대입하려 할 경우 문제가 복잡해진다. 합리적인 외교 라인을 통해 한미 동맹에 대한 강조와 대중 정책에 대한 상세한 입장 설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명 정부가 남북관계를 정상화하고 중장기적 목표로 북한 비핵화를 내건 만큼 주요 관련국인 미국과 중국 등의 협력을 어떻게 이끌어낼지도 관심사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관세 협상 등으로 북한 이슈는 후순위로 미뤄둔 상태"라면서 "이런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대북 문제에 대해서는 한 템포 속도조절을 해가면서 미국, 중국과 대화해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금명간 이뤄질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의 통화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한미동맹이라는 굳건한 기조는 변화가 없지만 관세협상과 대중외교 문제 등이 겹쳐 미묘한 긴장감이 흐르는 모습이다.

현재 대통령실은 위성락 안보실장의 지휘 아래 미국 측과 한미 정상의 통화 시점을 상의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6일쯤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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