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명 씨가 창원지검이 아닌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류영주 기자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연루된 공천 개입 의혹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이 29일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을 소환 조사했다. 수사 속도를 감안하면, 김건희 여사와 오 시장 조사도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이날 서울고검에서 명씨와 김 전 의원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명씨가 서울 검찰청사에서 조사를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명씨는 8시간 30분에 걸친 조사를 마치고 나온 오후 6시30분쯤, 취재진을 만나 검찰이 윤 전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한 질문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또 검찰이 오 시장과 관련해 중점적으로 물었다며 "2021년 1월 22일 주간조선에서 오 시장이 나경원 후보에게 진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뒤 오 시장이 오후에 4차례 전화를 걸어와 통화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명씨는 오 시장이 '서울로 빨리 와달라. 나경원을 이기는 여론조사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고도 주장했다.
이어 "(오 시장 후원자인) 김한정 씨와 만난 게 2월보다 한참 뒤인데, 오 시장이 전화번호를 줬기 때문에 연락하지 않았겠냐"며 "오 시장이 연락을 끊었다고 주장한 2월 이후로도 연락을 주고받은 기록이 휴대전화에 남아있다"고 했다.
명씨는 또 "2022년 서울시장 선거 당시에는 오 시장에게 한참 밀렸던 송영길(소나무당 대표)로부터 연락이 왔다"고도 주장했다.
명씨는 이날 검찰에 낸 진술서에서 2021년 1월 광진구의 한 중식당에서 오 시장을 만났고, 이 자리에서 오 시장이 '당선을 도와주면 서울 아파트 한 채를 사드리고 싶다'고 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오 시장이 김 전 의원에게는 서울도시주택공사(SH) 사장 자리를 주겠다고 했다고 주장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오 시장 측은 이같은 명씨 주장에 전혀 근거가 없다고 적극 반박했다.
이종현 서울시 민생소통특보는 이날 '범죄자가 큰 소리치는 사회가 안타깝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명태균은 민주주의의 보루인 선거를 이용해 사기 행각을 벌이는 범죄자"라며 "범죄인이 거짓말과 세상 흐리기로 더 이상 우리 사회를 기만하지 않도록 검찰의 엄정한 수사와 처분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의 경우 이날 조사를 받으러 들어가며 자신의 회계 책임자였던 강혜경 씨의 횡령 혐의를 검찰이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검찰은 오는 30일도 명씨를 소환해 조사를 이어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지는 관련자 소환 등 수사 속도를 감안하면 오 시장과 김 여사 대면조사도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