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왼쪽)·명태균씨. 윤창원·류영주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의 지인으로 알려진 사업가 김모씨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측에 여론조사 비용을 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오 시장의 팬으로서 개인적으로 비용을 댄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김씨가 최근 불거진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24일 보도했다.
미래한국연구소는 명씨가 실질적 운영자로 알려진 여론조사업체로 서울시장 선거 관련 비공표 여론조사를 13차례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김씨는 보궐선거(4월 7일) 전인 2021년 2월 1일부터 3월 26일까지 5회에 걸쳐 3300만원을 강혜경 씨에게 송금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명씨 측에 여론조사 비용을 건넨 것은 맞느냐는 질문에 김씨는 "기억을 잘 못했는데 이 사건이 터지고 나서 찾아보니 금액이 맞다"고 답했다.
다만 1억원을 줬다는 일부 보도에는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명씨를 만나게 된 것은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소개로 명씨가 오 후보 선거캠프에 찾아오면서부터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당시 선거캠프에서 맡은 직책은 없었지만 오 후보를 지지하는 마음에서 선거캠프를 방문하고는 했으며 명씨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됐다고 말했다.
당시 명씨는 선거캠프에 '서울시장을 하지 말라. 내가 대통령을 만들어 주겠다'는 말을 했고, 이런 명씨를 선거캠프는 수상쩍게 여겠다고 김씨는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김 씨는 이후 명씨가 자신과 동향인 창원 사람이라는 말을 어디선가 듣고서 그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 연락했으며, 명씨로부터 오 후보를 위해 여론조사를 해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어 여론조사에서 "오 후보의 조사 결과가 잘 나온 데 대해 명씨가 생색을 냈다면서 "오 후보를 위해 여론조사를 한다면서 비용을 달라고 하고, 어떤 때는 애 학비가 없다며 돈을 달라고 해서 보내달라는 대로 그냥 돈을 보내 준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또 이런 식의 비공표 여론조사를 명씨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에게 직접 보고한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또 자신이 여론조사 비용을 댄 것은 오 후보 캠프와는 아무런 상의 없이 이뤄진 개인적 차원의 일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응원하는 마음에서 캠프를 들리기도 했지만 실제 맡은 일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 시장과의 인연에 대해서는 2011년 무상급식 주민투표 당시 오 시장을 지지한다는 플래카드를 개인 명의로 서울 곳곳에 내걸었고, 이를 본 오 시장 측이 고맙다는 뜻을 전해와서 인연을 맺게 됐다고 말했다.